맛집

봄빛에 바삭거리는 수제돈가스에 체리향이 가득 - 체리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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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하고 질 좋은 돼지고기를 고온의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돈가스를 한입 맛보면, ‘바삭’하고 맛있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맛있는 것만 골라먹는 아이부터 다 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돈가스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돈가스라도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먹는다면 맛은 어떨까. 돈가스로 배를 채우고 고급 원두를 갈아 만든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까지 동시에 곁들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용정축구장 입구 쪽에 자리 잡은 체리커피라면 이 조건에 딱 맞는다. 분위기 좋은 커피숍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알고 보면 커피와 함께 수제돈가스가 일품인 집이다.
체리커피 안정아 대표는 “도심 속 자연을 꿈꿨다. 커피 한잔을 마셔도 숲이 보이는 곳이면 좋지 않겠는가. 커피와 더불어 맛있는 돈가스를 제공하니 손님들이 반겼다.”며 “손으로 직접 만든 돈가스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올린다. 정통 돈가스를 추구하지만, 100% 자연산 치즈에 시골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호박고구마도 넣어 다양한 돈가스도 만들었다.”라고 말한다.




체리커피만의 돈가스, 향기를 담다


어느 때인가 일본식 주점과 식당이 유행처럼 번졌다. 돈가스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다시 세월이 흐르면서 한국식 돈가스도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며 마니아층을 형성해 나갔다. 한국식 돈가스와 일본식 돈가스의 차이는 두 가지다. 한국식은 크림스프와 샐러드는 기본이며 통째로 튀겨낸 돈가스에 소스가 미리 뿌려져 있다. 서양식의 일반 레스토랑처럼 포크와 나이프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반면 일본식 돈가스는 스프대신 미소 장국이 나온다. 그리고 포크와 나이프 대신 젓가락이면 된다. 미리 커팅해 나오기 때문이다. 접시 대신 철판위에 먹기 좋게 잘린 돈가스가 얹어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체리커피의 돈가스는 어느 식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체리커피만의 고유한 향기를 담고 있다는 것. 바삭한 튀김옷에 소스를 뿌려 나오는 것이 서양식이라면, 커팅해 내는 것은 분명 일본식이다. 미소장국이나 크림스프 대신 단 호박 스프는 체리커피식이다.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한 것이 체리커피 돈가스의 특징이다.





“굳이 규정을 짓는다면 체리커피식 돈가스라고 하면 어떨까.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맛있는 돈가스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내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이곳을 찾는 고객에게도 그대로 제공하고 싶다. 커피는 로스팅한 날로부터 10일을 결코 넘기지 않는다. 단품보다는 세 가지의 원두를 혼합한 하우스블랜딩 커피를 선호한다. 처음에는 신맛이 강했고, 다음에는 쓴 맛이 강한 커피를 사용했다. 이제는 부드러운 커피를 낸다. 대다수의 손님들이 좋아하는 커피의 취향에 맞춰 낸다.”
체리커피 안 대표의 기본은 내 집을 찾는 손님에 맞춰져 있다. 겨울이 가고 난 뒤, 벽난로의 불길은 꺼졌지만 어느 사이 그곳에서 봄 향기가 피어오른다. 나무의 결과 벽돌의 균일한 리듬은 안온한 소품과 섞여 묘한 위안을 준다. 요란하게 꾸미지 않았지만, 전통과 모던한 조화가 앉은 자리를 편하게 만들어준다.





커피와 돈가스가 만났을 때

“처음 체리커피를 오픈할 때, 돈가스는 생각하지 않았다. 커피숍이다 보니 가능하면 지인들과 가까이서 대화하면 좋을 것 같아 테이블의 앞뒤 간격을 좁혔다. 그러다 보니 둥근 접시를 사용하면 공간이 부족해서 긴 접시를 사용하게 된 거죠.(웃음) 사실 돈가스는 엄마의 주특기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엄마가 잘 만드는 돈가스가 만난 거다.”
돈가스를 내는 그릇이 독특하면서도 세련됐다고 칭찬하자, 안 대표는 꾸밈없이 대답한 것이다. 자연의 환경에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며 사는 착한 동물처럼 순하게 적응했다. 간격이 좁은 테이블에 길쭉한 돈가스 접시는 의외로 체리커피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효율까지 갖췄다. 둥근 반찬 그릇사이에서 직사각형의 그릇이 어쩐지 조화롭다. 연인과 함께 해도 좋은 공간이 체리커피다. 서로 가까이서 음식을 나눌 수 있으니 그렇다.





카운터 옆 메뉴판에 체리커피의 마음이 담겨있다.
‘수제돈가스는 신선한 과일과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두드려 사용한다. 피클과 백김치는 국내산 채소로 직접 담근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샐러드를 만든다.’
수제치즈돈가스, 수제고구마돈가스, 수제소시지돈가스가 모두 1만5천원이다. 오징어덮밥은 1만원이다. 후식으로 주는 아메리카노는 고급 커피숍에 비해 뒤지지 않을 만큼 깊고 그윽하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창밖의 자연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은 체리커피다. 복층의 구조로 계단을 오르다보면 간간히 새소리도 들린다. 이 집에서 키우는 한 쌍의 앵무새다. 알을 품은 수컷은 보이지 않지만, 생명의 기운마저 따사하고 환희롭다. 며칠 후면, 알에서 깨어난 어린 새끼의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체리커피 / 043)292-2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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