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속은 촉촉, 겉은 바삭 -신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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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사는 사람들은 만두하면, 향미만두를 떠올린다. 그만큼 향미만두는 추억을 담고 있으면서도 맛이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향미만두’의 맛과 모양을 그대로 전수 받은 곳이 ‘신미만두’라는 것이다. 향미만두의 맛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미만두와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맛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추억들을 안고 신미만두로 찾아왔다.



신미만두는 얼마 전, 시청 앞쪽 수동성당 옆으로 깔끔한 모습으로 새롭게 이전했다.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찾아온다. 메뉴도 전처럼 딱 3가지다. 군만두, 가락국수, 물만두다. 가격도 모두 6천원 균일이다. 둘이 오면 보통 가락국수 1개씩에 군만두 1개를 시키면 2만원 안쪽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시원한 가락국수를 먹으면서 동시에 짬짬이 군만두를 고춧가루와 식초를 조금씩 섞은 간장에 찍어 먹는 맛은 색다르다.




“어떻게 만들면 이런 맛이 나는지 신기해요?”
옆 좌석에 어머니와 함께 온 딸이 말한다. 20년 전에 어린 학생 때 와보고 처음 와봤다는 그녀는 “맛이 안변해 좋다.”라며 활짝 웃는다. 그만큼 추억을 일깨우고 있는 신미만두다. 신미만두의 군만두는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도 탄력과 바삭함을 잃지 않는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특유의 향과 촉촉한 육즙이 일품이다. 여느 중국집의 튀긴 만두가 아닌, 만두를 찐 다음에 기름에 구워서 내는 진짜 군만두다.



가락국수도 과하지 않은 맛이다. 강하지 않은 육수의 맛은 변하지 않는 맛처럼 이어왔다. 가락국수에 대한 추억은 예로부터 대전역의 승강장에 설치된 간이식당이 유명하다. 경부선과 호남선의 옛 분기 구조에서 기인한다. 갈아타는 역이 대전역이다 보니, 이동하는 짧은 시간동안 승강장의 식당으로 가서 가락국수를 시켜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기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간이매점에서 파는 가락국수만 한 것이 없었다. 기차를 놓칠까봐 후룩후룩 급하게 삼키던 그 맛은 여행의 설렘과 노동의 피곤함이 섞여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대전역 가락국수는 자연히 대전역의 명물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대전역에는 가락국수를 판다.
가락국수는 엄밀히 말하면 일본 국수로부터 유래됐다. 메밀국수보다 좀 더 굵은 가락국수는 가다랭이포, 무, 국간장, 참기름, 멸치, 다시마, 말린 새우 등을 넣고 우려낸 국물에 잘게 썬 파와 고춧가루를 넣은 뜨거운 국물에 말아먹는 것이다. 뜨거운 국물에 면발을 후루룩 당기며 먹는 가락국수의 맛은 허기진 서민의 마음을 채워줬다. 매끈매끈 탱탱한 면과 어울린 얇은 유부와 김은 감칠 맛을 더해준다.
“오래된 음식점이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엄마와 딸이 세월이 가도 한 자리에서 지난 시절을 오롯이 품어 먹을 수 있는 추억 같은 음식이 있다는 것만 해도 커다란 위안이 된다.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오래된 단골부터 막 이곳 만두와 가락국수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는 청년까지 고픈 배를 따뜻하게 채우고 갈 수 있는 집이 바로 신미만두다.


- 신미만두 / (043)253-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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