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고향의 맛이 그대로, 쫄깃쫄깃 토종 닭볶음 - 대추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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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같지 않은 식당이다. 그래서 정겹다.

맛이 없어서가 아닌,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아 좋다는 의미다. 도심 속에서 골목길을 만나면 어쩐지 정겹지 않은가.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 대추나무집이다. 그러다보니 골목길 공터에 만든 주차공간도 규격화된 주차장보다 훨씬 인간미 느껴진다. 그 집으로 가는 여정이 마치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비밀한 장소로 가는, 나만의 공간인 느낌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작은 정원을 통과하면 툇마루가 나온다. 다시 그 곳을 지나야 안방 같은, 식당이 등장한다. 일반 가정집 구조를 그대로 사용해서 내 집 같이 편안하다. 이날 시킨 음식은 ‘토종 닭볶음탕’이다.



“이 집은 평일 점심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나지 않는 곳이야.”
한가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예약손님들이다. 블로그에 올린 고객들의 평은 모두 칭찬일색이다.
‘정말 착한 맛의 장과 계란찜입니다. 화학조미료 없이 정말 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맛입니다. 소소하지만, 정말 하나하나 맛이 일품입니다.’



다음에는 백반정식을 꼭 시켜보고 싶었다. 미리 예약을 한 탓인지, 토종 닭볶음탕은 5분 정도 기다리니 금방 등장했다. 붉은 고추와 감자가 먹음직스럽다. 반쪽으로 갈라진 감자는 윤기 있게 익었다. 조림 국물로 간이 배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토종닭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맛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토종닭으로 만든 닭볶음탕은 얼큰하고 매콤한 양념과 육즙이 살아있어 맛의 조화가 훌륭하다. 농장에서 키우는 신선한 닭과 정성이 깃든 조리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대추나무집’의 요리 특성이다. 식빵처럼 찢어지는 하얀 살점을 붉은 국물에 묻혀 먹으면 또 다른 별미가 된다. 어느 정도 고기를 먹고 난 뒤, 닭볶음밥을 시키면 별도로 주인이 직접 와서 ‘사장님 표’ 특제 볶음밥이 탄생한다. 참기름과 각종 야채를 넣어 볶아준다. 배부른 배에 여지없이 다시 볶음밥이 들어간다. 도무지 다이어트가 되지 않는 맛이다.



일반 육계와 토종닭의 차이는 크다. 육계는 짧은 시간에 살을 찌우기 때문에 익히면 살이 쉽게 물러지고 퍼석한 느낌이다. 반면 토종닭은 몸집이 크면서도 살이 단단해 씹는 질감이 확연히 다르다. 또한 예로부터 토종닭에는 사람의 정이 듬뿍 담겨있다. 백년손님인 사위를 위해 장모가 잡던 씨암탉이 바로 토종닭이 아니던가. 집에서 가장 귀한 것 중에 하나가 집에서 키우던 토종닭이었다. 송나라의 <개보본초(開寶本草)>에서 ‘조선의 닭을 약용의 으뜸’이라고 기록할 정도였다.





대추나무집 메뉴는 육류와 식사류로 구별한다. 한우구이(180g-3만5천원), 한우불고기(180g-3만6천원), 삼겹살(200g-1만2천원), 토종닭 볶음(4만원), 토종닭 백숙(4만4천원), 백반 3인(5천원), 2인(6천원)이다. 돼지고기찌개(8천원), 동태찌개(7천원), 김치찌개(6천원)이다. 추가메뉴로 수육 1만6천원, 두루치기 1만7천원, 두부김치 1만원, 고등어 8천원이다. 점심시간에는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헛걸음치지 않는다.


- 대추나무집(☏256-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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