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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자 정신으로 탄생한 예술 - 맥간공예 창시자 이상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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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보리밭은 거대한 바다였다. 바람에 넘실거리는 청(靑)보리 밭은 거대한 파도였고 역동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보리피리 불며 종달새 노래에 맞춰 함께 부르는 일도 아련하다. 그 시절의 추억이 담긴 보릿대를 이용해 한 분야의 독창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이 있다. 바로 맥간공예(麥稈工藝)의 창시자 이상수(58)작가다. 맥간공예는 보릿대를 이용해 구현하는 공예예술이다.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그가 청주를 찾았다.



청주국립박물관 청명관에서 열린 제자들의 작품전 ‘보리, 여심을 그리다’를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날 전시장은 광복절을 맞이해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이 작가의 얼굴에는 연신 미소가 그칠 줄 몰랐다.


보릿대의 이 삶의 이 되다

-맥간공예가 무엇인가?

“맥간공예란 보리의 줄기를 이용한 공예를 말한다. 보릿대의 한쪽을 쪼개어 편 후 도안에 맞게 나란히 연결 접착시킨 다음 오려 내거나 잘라 낸 조각들을 순서대로 붙인 후 그 표면에 투명한 칠을 입힌 공예다. 새로운 디자인 개념으로 완성된 맥간공예는 목칠공예 기법과 모자이크 방식을 응용하여 7건의 실용신안특허가 특허청에 등록되어 있다. 빛의 각도, 결의 방향에 따라 입체감과 미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전통기법이 아닌, 새롭게 만든 분야다. 처음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이뤄냈는가.

“바닥까지 가면 포기하거나 위로 오르는 길밖에 없었다. 난, 오르는 길을 선택했다.(웃음) 어린 시절 한순간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상황이 돌변하면서 모든 것이 힘들어졌다. 하지만 그림은 삶의 씨앗처럼 내게 남아있었다. 그것이 싹을 틔운 것이다. 푸른 보리밭을 보면서 보릿대를 이용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열망을 느꼈다.”

-첫 전시회는 어디서 열었으며, 반응은 어떠했나?

“1986년까지 27점의 작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전시였다. 서울의 전시관들은 맥간공예를 이해하지 못했다. 대여비용도 쉽지 않았다. 결국 수원에서 지인의 도움으로‘선화랑’에서 첫 전시를 열었다. 전시회가 끝나기 전에 작품이 모두 팔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 힘으로 다시 서울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가졌다. 중고생이 단체로 관람을 오는 등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어 1988년 KBS 부산지국 개관기념 초대전시회를 갖는 등 지금까지 모두 8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맥간공예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

-맥간공예를 전수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전시회를 통해 맥간공예를 접한 삼성전자관계자가 사원들 대상 수업제의를 받았다. 그동안 혼자서 작품 활동을 고집하다보니 맥간공예의 맥을 이어갈 후진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사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통해 비법을 전수하면서 맥간공예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지금까지 맥간공예를 배워나간 수강생들은 수 만 명은 족히 된다. 현재 맥간공예를 연구하는 11개의 전국지회가 있다. 내년에는 2~3군데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맥간공예가 해외진출 이야기도 들린다.

“현재 맥간공예는 2010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는 전통공예부문 최우수예술가상을 수상함으로써 맥간공예가 하나의 예술장르로 자리매김을 했다. 그동안 국제문화협회주관으로 중국, 일본,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과 교류전이 있었지만, 맥간공예단독으로 해외전시를 해본 적이 없다. 이제는 우리 전통공예의 자부심을 갖고 내년에 일본 동경에서 처음으로 전시회를 열 것이다.”


-내년에 열린 청주국제 비엔날레에 출품할 의사는?

“청주에도 상당한 수준의 맥간공예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제자들의 출품에 공을 들이고 싶다. 나보다는 제자들의 작품이 국제비엔날레에 참여해서 맥간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기를 원한다. 청주국제비엔날레에서 함께 열리는 아트페어전시에는 참여할 의사가 있다.”


-향후, 맥간공예의 전망은?

“맥간공예의 출발은 취미나 생활 공예가 아니다. 맥간공예는 결국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는 예술 공예가 목적이다. 맥간공예가 탄생한지 36년이 지났다. 중요한 것은 뛰어난 후진을 양성해서 그들이 맥간공예분야를 다양하게 넓힐 수 있다고 믿는다. 예술과 상품화를 분류해서 나아간다면 활용범위가 더욱 넓어지면서 맥간공예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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