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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가격, 착한 칼국수 -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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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한 그릇에 3천5백원이라니 놀랍고 신기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다. 1980년대도 아닌데 이 가격에 칼국수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인데 내용물도 알고 보니 사골육수의 칼국수다.



성안길 골목길을 걷던 중, 3천5백원이라는 간판을 보고 어찌 이런 가격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증을 참지 못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3500원에 팔아서 뭐가 남아요?”

나와 같이 궁금한 사람들이 많은 듯 아예 가게 벽면 한켠에 액자로 만들어 친절히 설명을 붙여 놓았다. 손님들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주겠다는 듯이.

매장에서 직접 자가 제면을 하고, 육수도 아침마다 직접 끓이고 기계가 사람 일을 많이 돕는다고 한다. 그래서 3500원에 팔 수 있단다. 박리다매라고 할까. 이익을 조금만 남긴다고 한다.

기계가 사람 일을 많이 도와서인지 매장 한켠에 자리한 면 뽑는 기계를 주인아저씨는 마치 귀한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닦고 또 닦고 아주 정성스레 다루고 계셨다.

메뉴는 단 두 가지이다. 사골 칼국수와 만두. 이 단 두 가지의 메뉴에서도 주인의 칼국수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밀숲의 면발의 비결은 균등한 반죽과 압착이다. 일찍부터 면의 제조기술이 발달 된 일본의 최고 제면기를 사용하여 비교할 수 없이 탁월한 면발의 품질을 내고 있다.

칼국수는 글자 그대로 칼로 만든 국수라는 뜻이다. 손으로 밀가루를 반죽하여 칼로 잘라 만든 밀국수로 만든 한국요리인 칼국수는 주로 여름에 많이 먹었다. 조선시대에 국수는 양반들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음식이었다. 고려시대 중국에서 전래되어온 국수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생일이나 혼례 등의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었다. 조선시대에의 최고의 한글요리서인 에서는 ‘밀가루에 달걀을 섞어 반죽하여 칼국수로 하여 꿩고기 삶은 즙에 말아서 쓴다.’ 라는 기록도 있다.

1934년 발간된 에 칼로 썰어 만드는 국수의 조리법이 나와 있는데 끓는 물에 삶아 내어 냉수에 헹구고 다시 맑은 장국을 붓고 고명을 얹어서 먹는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국수를 헹구지 않는 지금의 칼국수 조리법과는 다르다.

성안길 작은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어 주차는 할 수 없으니 걸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성안길 근처 직장인들이나 상인들에게도 점심식사로 추천하기 적합한 메뉴다.


추적추적 비가내리는 날이면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이 제격이다.

밀숲 메뉴는 단출하다. 사골칼국수 3천5백원, 찐만두 2천5백원, 공기밥 5백원이다. 그야말로 착한 가격이다.

-밀숲 / 253-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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