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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연구가 - 표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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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려준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즐겨먹는 음식을 통하여 사람의 성품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찰 음식이야말로 가장 뚜렷한 색채와 개성을 가졌으면서도 가장 자연에 가까운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부처님은 채식이나 육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식(小食)이라고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요리되는 사찰 음식이 정갈하고 소박하며 건강에 매우 좋은 영양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이에 우리 고장의 대표적 사찰음식 연구가인 표복숙 사찰음식연구원장을 만났다.


음식을 만드는 것이 곧 수행의 과정

-이제 웰빙이란 말은 식상할 정도로 흔하지만, 사찰음식이 웰빙인 이유는 무엇인가?

“음식은 곧 약이다. 사찰음식은 모든 생명에 감사하고 온 세상의 화평을 기원하는 음식이며 만드는 과정이 곧 수행이다. 바람, 햇빛, 물 등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음식이다. 무엇을 먹고 사느냐에 따라 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 건강한 정신이 형성된다. 백 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음식이 사찰음식이라고 본다.”

-사찰음식연구원에서 가르치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

“화학 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 계절음식(봄, 여름, 가을, 겨울), 발효음식(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 육류·어패류를 사용하지 않는 음식 등이다.”

-나른한 봄철에 어울리는 사찰음식이 있다면?

“봄은 역동의 계절이다. 겨우내 축적된 에너지의 신진대사가 활발히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수분 등 모든 영양소의 균형 있는 공급이 필요하다.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의 주축 역할을 하는 기관은 간이다. 봄철에 쉽게 느끼는 피로감도 간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간에 좋은 식재료로는 쑥, 씀바귀, 냉이, 머위, 두릅 등이 있다. 봄나물의 씁쓸한 맛이 간의 정상적인 활동을 도울 뿐 아니라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공급해 춘곤증 예방에 좋다.”

-사찰음식을 전파하게 된 동기는?

“시댁 집안이 전주 이씨 집안이다. 11남매로, 형제가 많은 집안에서 최고의 건강비결은 화목과 음식이라고 시부모님께서 늘 강조하셨다. 친정 어머니(연안이씨)께서도 장독대를 잘 관리하는 것이 음식 맛을 좌우하는 비결이라 하셨다. 요즘 소위 말하는 ‘집밥’ 이라는 것에 양가 부모님 모두 확고한 신념이 있으셨던 것이다. 그 가르침에 따라 결혼 초부터 건강한 음식에 중점을 두고 살림을 해왔다. 30년 이상 절에 다닌 불자로서, 소박하고 정갈하지만 명료한 철학이 있는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제철에 난 좋은 재료를 특별한 첨가물 없이 조리해 자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것. 그 깊이 있는 산사 음식의 매력을 모두가 알기를 바랐다. 장독대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현대의 주방 문화가 안타까웠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자극적이고 인공적인 맛에 길들여졌는지, 몸과 정신을 망가뜨리는 나쁜 먹거리가 얼마나 깊숙이 우리 주방 안에 침투해 들어왔는지, 사찰음식을 배우며 깨달았다. 그리고 한 가정의 평범한 주부인 내가 깨달은 바를 가정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이 더 많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찰음식은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생명식

-흔히 사찰음식은 오신채를 넣지 않아 맛이 없다는 인식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맛이 없으면 손이 가지 않는다. 어떻게 맛을 내나?

“오신채 뿐 아니라 화학 조미료 역시 전혀 첨가하지 않으므로 맛국물 역할을 하는 채수물(표고버섯, 다시마, 무, 가죽순을 우려낸 물)이 중요하다. 천연조미료로는 참기름, 들기름, 들깨가루, 참깨, 표고버섯가루를 주로 이용한다. 인스턴트식품과는 비교되지 않는 담백함과 깊이가 있다.”

-앞으로 꿈은?

“강사이기 전에 주부이자 불자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더 많은 주부들이 사찰음식을 배우고 먹고 나눴으면 한다. 불자가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도 건강한 사찰음식을 널리 알리는 것이 희망이다.”


-개인적으로 표 원장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된장이 들어간 음식. 쉽고, 맛있고, 건강한,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재료와도 조화롭게 어울리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 때 된장을 자주 사용한다.”


-선재 스님으로부터 사찰음식을 사사받았다고 들었다. 언제 인연을 맺게 되었나.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철학은 무엇인가?

“2007년도에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에 등록해 선재 스님의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다. 선재 스님께서는 ‘사찰음식의 기본은 음식 자체가 하나의 생명임을 깨닫고 존중하는 것이다. 입이 아닌 온몸으로 먹는다는 것이 맞다. 좋은 땅에서 나온 식재료를 먹어보면 처음에는 낯설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궁극적으로 깨끗한 몸과 맑은 정신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말해 달라.

“가족의 건강은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에서 비롯된다. 인스턴트나 첨가제가 들어있는 조미료 사용을 자제하고 천연 양념을 사용하는 것이 식생활 개선의 가장 첫걸음이다.”

표원장이 추천하는 봄철 사찰음식의 레시피

* 죽순들깨탕 / 죽순, 양송이, 새송이, 미나리, 홍고추, 들깨, 소금

1. 죽순은 삶아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양송이와 새송이도 먹기 좋게 썬다.

2. 홍고추는 어슷썰고 미나리를 다듬어서 2cm길이로 썬다.

3. 생들깨는 깨끗하게 씻어 체로 일어서 믹서에 넣고 물을 붓고 곱게 갈아 고운 채나 면보에 거른다.

4. 생들깨즙을 냄비에 넣고 죽순을 넣고 한소큼 끓인 뒤 나머지 버섯을 넣고 끓인다.

5. 버섯이 익으면 소금간을 하고 불을 끈뒤 미나리와 홍고추를 넣는다.

* 쑥 겉절이 / , , 양념장(간장, , 고춧가루, 설탕, 식초, 통깨)

1. 쑥은 연한 것으로 골라 깨끗하게 살살 씻는다.

2. 배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준비한다.

3. 그릇에 쑥과 배를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살살 무친다.

* 두릅더덕전 / 두릅, 더덕, 미나리, 양념장 (소금, 된장, 고추장,밀가루)

1. 두릅에 소금을 약간 넣고 끓는 물에 데친다.

2. 더덕을 먹기 좋게 납작하게 길이로 썬다.

3. 두릅, 더덕, 미나리를 꼬치에 꿴다. 밀가루를 약간 묻혀 기름에 지진다.

* 프로필 *

· 자연사찰음식교육 및 전통음식교육 강의

· 농업기술센터강의

· 불교방송강의

· 다문화가족 전통음식강의

· 사찰전시회 및 행사 주관

· 각지자체 전시회 및 행사 주관

· 2015괴산 세계유기농 산업엑스포 홍보대사

· 올리브TV 한식대첩 충북대표로 출연

· 용화사 사찰음식 아카데미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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