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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살아 있다 -윤성용 국립청주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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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살아있다”
청주시민들에게 이는 비단 영화 제목으로 그치는 말이 아니다. 국립청주박물관의 다채로운 전시와 문화 기획 공연은 시민들에게 있어 박물관을 품격 있으며 생동감 넘치는 문화 공간으로 각인시켜놓고 있다. 어느 청량하고 싱그러운 봄날 저녁, 박물관 앞산과 녹음의 나무들이 천연의 배경으로 펼쳐진 무대에서 은은히 울려나오던 클래식 선율과 가수 해바라기의 공연은 지금 이 순간이 지상의 낙원이 아닐까 하는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국립청주박물관은 박물관 본연의 보존 전시 기능 뿐 아니라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거듭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의 기틀을 마련한 고 김수근 선생의 작품인 청주박물관은 우암산의 수려한 풍광 속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녹아들어 그 외관만으로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충북지역의 선사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을 시대별로 전시하여 충북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야외에는 백제시대의 제철로와 통일신라시대 무덤을 복원 전시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주제의 특별 전시, 어린이 박물관학교, 전통문화교실 등 문화교육 프로그램과 각종 문화예술 공연이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 박물관에서 알려오는 공연 일정 문자를 항상 기다린다는 시민들도 아주 많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살아있는’박물관

Q. 국립청주박물관장으로 오게 된 계기는?
A. 국립박물관은 서울의 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13개의 소속박물관이 있다. 그 동안 국립박물관은 우리 문화재를 보관·관리하고, 또 조사·연구하여 전시함으로써 일반 관람객들이 문화재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관람객들의 요구는 다양해졌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청주박물관장을 공모로 선발했다. 사실 공무원하면 연공서열에 의해 승진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러한 관행을 바꾸고자, 공모를 실시하였고 제가 운 좋게 오게 되었다. 지난 2012년 2월에 취임하여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Q. 박물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A. 박물관의 기본적인 역할은 소장품을 보관·관리하고 이를 조사·연구하여 전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역할에 최근에는 ‘박물관 교육’이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성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소장품을 활용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활발하게 박물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요즈음 국립청주박물관은 기본적인 역할을 뛰어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향후 박물관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인가?
A. 기존 보존·관리, 조사·연구, 전시를 넘어 다양한 문화공연도 개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물관에서 전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매월 2·4주 토요일과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가 있는 휴식공간으로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박물관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 기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작년 10월 카페를 열었는데 차 한 잔을 하며 박물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청주박물관은 자연과 동화된 우리나라 건축물의 대표 걸작

Q. 국립청주박물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 1세대인 故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어떤 느낌인가?
A. 김수근 선생은 현대 건축의 선구자이자 거목인데 국립청주박물관을 설계하고 건립 전체를 감독하였다. 국립청주박물관 건물을 전통 건축, 정자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 정자는 자연을 지배하거나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자연과 일체가 되는 것이 특징인데, 국립청주박물관의 건물도 박물관 뒤편의 우암산과 일체가 되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하나씩 건물이 보이는데, 이 또한 우리 전통 건축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김수근 선생의 박물관 건축 정신을 돌아보는 특별전을 올해 6월부터 개최할 예정이다.

Q. 김수근 선생의 특별전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면?
A. 올해는 김수근 선생의 3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이를 추모하기 위한 ‘김수근과 박물관 건축’ 특별전을 개최한다. 김수근 선생은 청주박물관 뿐만 아니라 경주박물관 안압지관, 국립진주박물관, 옛날 국립부여박물관 등을 설계하였는데, 건축을 ‘빛과 벽돌이 짓는 詩’라고 하였다. 김수근 선생이 가지고 있었던 건축 철학, 특히 박물관 건축 철학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며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여러 건축물의 모형과 설계서 등을 전시한다.





청주시민들의 자유롭고 편안한 문화 휴식 공간

Q. 이러한 특별전시 외에도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
A. 문화가 있는 휴식공간을 만들고자 여러 가지 공연을 개최하고 있는데, 우선 5월 4일부터 8일까지 하는 ‘봄 문화축제’를 들 수 있다. 올해 5월 4일 저녁에는 가수 김태우와 장미여관을 초정하여 봄꽃 음악회를 열었고,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5월 8일 어버이날까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줄타기, 난타 페스티벌, 뮤지컬 등 14개 공연과 종 만들기 등 12개 체험프로그램이 박물관 마당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가정의 달에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

Q.국립청주박물관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있다고 하는데?
A. 국립청주박물관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박물관이 별도로 있다. ‘문화재 속 금속 이야기’와 ‘문화재 속 음식·놀이’라는 주제로 전시실을 꾸몄다. 어린이들이 놀면서 우리 문화재 속의 금속과 음식, 놀이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영유아를 위한 체험실도 있다. 세모·동그라미·네모를 가지고 영유아들이 생각하는 힘과 운동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였는데,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청주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A. 박물관하면 으레 어려운 곳, 쉽게 갈 수 없는 곳, 나하고는 상관없이 따분한 곳, 또 공부하는 곳 등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박물관을 쉴 수 있는 공간, 즉 문화가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언제 누구와 오더라도 편하게 쉴 수 있는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고, 이러한 공간을 시민들이 자주 올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들께서도 박물관에 자유롭게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찾아주시기 바란다. 쉽게 찾아와서 재미있게 놀다 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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