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에게 있어서 다방은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모던 보이’와 ‘모던 걸’들에게는 다방은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우리나라에서의 커피는 맛보다 멋을 즐겼다.
또한 70~80년대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핫 플레이스(Hot Place)는 다방이었다.
그 당시 다방의 역할은 커피의 맛 보단 주로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었다.
그런데 다방이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커피의 질과 맛이 강조된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면서다.
만남의 장소보단, 맛을 강조하는 시대로 접어들다 보니 만남의 장소로 인식된 다방의 역할이 축소되었던 것.
그런데 새로운 멀티 공간으로 부각된 다양한 기능의 골목다방은 만남과 커피의 맛을 함께 추구한 새로운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다.
골목다방 이창옥 대표는 “골목다방은 정형화되어있지 않은 자유로움과 젊은이들의 아지트 같은 느낌 덕분에 연인들과 친구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라며
“어쩌면 사랑방 같은 분위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와서 음악도 감상하며 자신의 삶을 즐기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죠.
이따금씩 일반 다방인줄알고 커피 배달을 시켜 곤란한 경우기 많아요.”라고 환하게 웃는다.
골목다방, 멀티 개념의 새로운 공간
카페의 1세대였던 다방은 DJ부스 등 지금과는 다소 생소한 모습이었지만 당시 젊은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곳이었다.
이후 90년대에 들어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 대학가, 유흥가를 중심으로 생겨나면서 1세대인 다방의 자리는 2세대인 커피전문점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커피전문점이 보편화되고 차별화된 퓨전카페들이 3세대 카페문화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들 퓨전카페는 커피와 와인 그리고 맥주와 칵테일 등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메뉴를 함께 판매하며 소비자들에게 1석 2조의 만족감을 선사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카페의 진화는 2000년대 후반에 등장한 복합문화카페는 다음세대의 카페문화시작을 알린다. 대형 복합 몰(mall)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가지를 해결하는 소비문화에 익숙해 졌다.
덕분에 ‘카페’에 대한 개념도 달라졌다.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 대신 ‘커피나 차를 마시며 다양한 즐거움을 얻는 곳’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문화형태로 등장한 ‘골목다방’은 다방 특유의 오래된 향수(鄕愁)를 간직하면서도 신세대 젊은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독특한 형태의 카페문화로 발전된 것이다.
골목다방의 마니아인 정경숙(27)씨는
“퇴근 후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이곳에 들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잡지도 보고 만화도 보면서 소일하기 딱 좋은 곳이다.”라며
“친구와 칵테일도 나눌 수 있어, 굳이 따로 칵테일 바를 찾지 않아도 이곳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말한다.
풍성한 거품, 행복한 꿈이 영글다
카푸치노의 풍성한 거품을 보면 그저 행복하다.
부드럽게 카푸치노을 내어온 그는 폭발적 하드 록커를 꿈꾼다.
굵은 저음의 톤으로 내 품는 엄청난 음향을 동경한다.
하지만 의외로 골목다방에서 매주 토요일 여는 작은 음악회에서는 발라드풍의 음악위주의 공연을 주도한다.
이대표는 “여기서 저의 음악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커피와 담배’로 요즈음 뜨고 있는 친분이 있는
‘윈틀러’ 같은 팀을 초청해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손님들이 왕이니까, 저도 거친 ‘하드 록(Hard rock)’ 대신 부드러운 발라드를 부릅니다.”라고 말한다.
골목다방에 처음 문을 여는 사람은 천장에서 발현되는 엄청난 전등과 수천의 사연이 담긴 메모에 놀란다.
의자 등받이를 감싼 니트는 어쩐지 포근한 느낌을 더해주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방문객들의 미소를 자아낸다.
냉장고를 열면 음식대신 시간을 소일할 수 있는 게임도구들이 가득하다.
작은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빈티지한 조그만 구석 공간에서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때론 넓은 책상에서는 몇몇의 고객들은 수를 놓거나 그림을 그린다.
골목다방의 기본메뉴는 물론 커피다. 하지만 칵테일의 묘미를 알면 블랙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주인장이 내어놓은 코로나리타(1만원)는 그야말로 환상이다. 코로나 맥주가 천천히 흘러나와 색다른 마르가리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파란 빙벽의 바다에 잠긴 맥주를 마시는 느낌은 어떠할까. 맥주와 마르가리타가 조화된 특별한 칵테일 맛이 천상의 세상을 구현한다.
칵테일은 보통은 7천원이다. 진토닉, 림콕, 잭콕, 보드카토닉, 스크류드라이버, 롱아일랜드아이스티, 보드카그렌베리, 깔루아밀크, 데낄라썬라이즈 등 다양하다.
골목다방 / 010-6680-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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