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시각장애인들의 또 다른 ‘눈’이 되다-무지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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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독서를 ‘마음의 양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장애인들의 얘기.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에게 독서는 ‘그림의 떡’과 같은 이야기다. 특히 사고나 질병으로 중도에 실명을 하게 된 장애인들에게 독서는 사치에 가까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이 안 보인다고 해서 언제까지 글 한줄 읽지 않으면서 살 수는 없는 일. 하다못해 세탁기나 냉장고, 핸드폰을 새로 구입해도 사용설명서를 읽어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듯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글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충청북도 종합사회복지센터 무지개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비장애인들이 보기엔 사소하지만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안내문과 소설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고, 공부를 하고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직업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 때로는 점자로, 때로는 소리로 글을 읽고 마음의 양식도 쌓을 수 있는 곳이다.






7000여권의 일반·점자·음성도서 보유


무지개도서관은 흥덕구 복대동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5층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점자도서실로 문을 연 이후 7명의 무지개도서관 관계자들은 시각장애인들의 지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제작, 보존,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2006년 10월에는 문화관광부에 특수도서관으로 등록됐으며 2008년 1월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무지개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여평 규모(열람실)에 일반도서, 점자도서, 녹음도서(테이프, 파일자료) 등 총 7000여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은 매월 이곳에서 70여건의 도서를 대출하고 있다. 물론 대출은 우편으로 이뤄지고 있다.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전화 및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출도서를 신청하면 집에서 무료로 도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김인철(가명, 2급 시각장애인) 씨는 “보행이 불편해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종종 도서를 대출하고 있다”며 “다양한 책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의한 점자·녹음도서 제작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도서관이니만큼 이곳의 풍경은 여느 도서관과 다르다. 이곳에는 도서 바코드 인식기 대신 녹음실과 점역실이 있다. 일반 도서관의 주요 업무가 도서대출이라면 이곳의 주요 업무는 점자 및 녹음도서 제작이기 때문이다. 30여명의 봉사자들이 도서를 워드로 작성하고 녹음작업을 하면 이를 편집하고 제본해 점자도서와 녹음도서를 제작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지난 2010년부터 매주 한 번씩 도서관에 들러 녹음봉사(도서를 읽고 이를 녹음하는 일)를 하고 있는 권영희 씨는 “녹음도서를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만 그만큼 보람있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지개도서관 박성주 관장은 “소설이나 수필 등 일반 도서뿐만 전자제품 사용설명서, 참고서, 전문도서 등 많은 책을 녹음도서로 제작해야 한다”며 “많은 봉사자들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도서관에서는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을 1년에 두 번 실시하고 있으며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점자·녹음도서 제작과 우편발송 업무 이외에 무지개도서관에서는 장애인들의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무지개도서관에는 음악교실(오카리나, 우크렐레, 사물놀이), 독서토론 등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동아리가 여럿 있다. 시낭송을 강의하는 전미진 강사는 “회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며 “일반인들에 비해 진행하기는 좀 어렵기도 있지만 회원들이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주 관장은 “앞으로 도서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뿐 만 아니라 청주지역의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찾고 참여하는 도서관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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