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영광이네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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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맛이 끝내줘요.”

어쩌면 서문우동은 ‘청주의 우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청주에서 우동의 맛으로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주사람들은 그 맛에 길들여져 있다. ‘우동 맛’의 기준이 고향에서 먹던 입맛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문우동이 다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수암골 ‘영광이네 우동’이다. 수암골 ‘영광이네’가 드라마 세트장으로 방영되면서 전국의 관광객들이 몰려와 ‘서문우동’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우동집은 프로야구 2군 선수 김영광과 여주인공 윤재인의 성공이야기를 다룬 KBS 드라마 ‘영광의 재인’ 촬영지다. 우동집 내부로 들어가니 드라마 극본과 포스터, 출연배우들의 사인 등이 가득하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영광의 재인’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면 마다하지 않는다. 이 우동집은 60년 전통의 청주 서문우동이 운영한다.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올 무렵, 온몸을 따듯하게 덥혀줄 우동과 같은 국물음식이 절실한 법. 탱글탱글한 우동 면과 뜨끈한 국물을 입안에 후루룩 넣으면 금방 몸이 따뜻해진다. 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청주 시내가 훤히 보이는 창가에 앉아 우동과 도너츠, 팥빵을 시켰다. 서문우동이야 6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하다보니 웬만한 청주사람들은 서문우동이 우동 맛의 원조로 인식되어 있을 터였다.




우동의 기원은 일본 헤이안시대에 당(唐)에서 유학하던 승려 고보[弘法]가 밀과 함께 우동 만드는 법을 일본으로 들여왔다는 것이 통설이다. 우동의 시초는 에도시대에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발달한 면발이 연하고 야들야들한 사누끼 우동이다. 지역에 따라 종류가 다른데, 하카다 지방에서는 해산물로 국물을 내고 면이 굵다. 오사카 지방에는 면과 건더기를 냄비에 끓이면서 먹는 우동스키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면과 국물의 맛만 즐기는 우동이 있다. 간토 지방은 우동에 떡을 넣는 지카라우동이 유명하다. 야마나시 지방은 우동에 밥을 넣어 먹는 우동메시, 닛코 지방에는 굵은 면에 타마리 간장을 넣어 먹는 이세우동 등이 있다. 재료에 따라 유부를 넣은 기쓰네우동, 새우·생선·야채 등의 튀김을 얹은 덴뿌라우동, 고기가 들어간 니쿠우동, 간장을 타서 먹는 쇼유우동, 달걀 노른자를 떨어뜨린 스키미우동, 향신료·생강·파 등을 넣은 가야쿠우동 등이 있다. 또 끓이는 방법에 따라 솥에 넣어 끓이는 가마아게우동, 냄비에 끓인 나베야키우동 등이 있다.

하지만 우동의 본고장에서 일본 우동을 먹어 본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너무 짜!”라고. 싱겁게 먹는 일본인의 특성으로 보면 조금은 의외다. 반면 이곳 서문우동은 길들임의 방식인지 우리 입맛에 제격이다.



원래 수암골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이 정착한 달동네였다. 2007년 충북민예총 소속 작가들이 벽화를 그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등의 촬영지로 사용된 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후 사진작가, 토우작가 등도 이곳에 예술촌을 꾸렸다.

항상 밝음이 있으면 어둠도 존재하는 법이다. 호화로운 커피숍과 외지의 자동차가 동네에 드나들면서 원주민이 무허가라는 이유로 쫓겨나는 아픔도 공존하는 이곳이 수암골이다. 처음 수암골이 조성될 당시, 세상 부럽지 않은 전망이 일품이었으나, 지금은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수암골 주민들의 조망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극중 최명길이 개발한 해물짬뽕과 청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우동 같은 면발의 국수와 자장면, 여기에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소보로 곰보빵, 고로케, 단팥빵 등을 같이 파는 것이 특징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빵과 면류를 동시에 주문해 먹는다.

이곳의 인기메뉴는 진한 멸치육수와 쫄깃한 면발의 서문우동이다. 이외에도 새싹비빔국수, 해물짬뽕국수 등 도 맛볼 수 있다. 서문우동 5,500원, 짜장면 5,500원, 쫄면 6,000원, 해물짬뽕 8,000원, 왕돈까스 8,000원, 메밀 6,500원, 군만두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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