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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청춘을 물들이다 자전거 전문가 두 남자의 스타트업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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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이 내리쬐던 한 여름이 물러나고 살랑 살랑 가을 바람이 곁을 스쳐가기 시작했다. 빨갛고 노오란 나뭇잎들이 매력이 있는 건지 시원한 가을 바람이 나를 유혹하는 건지 짧아서 더욱 더 감질나게 하는 계절, 가을은 나쁜 남자보다 더 나를 리드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그런 계절 중 하나 인 거 같다. 그래서인지 가을을 향해 달리고 싶고, 가을과 함께 떠나고 싶고 그런 계절인 거 같다. 요즘 같은 계절이 자전거 라이딩 하기 안성맞춤 계절이 아닌 가 싶다. 30대 초반의 두 남자가 운영하는 더바이크샵을 방문하여 그들의 자전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두 남자는 오랜 친구 사이이다. 서로 취미가 같고 생각이 같았다. 어릴 적부터 자전거를 동네팔방 타고 돌아다니곤 하였다. 자전거에 대한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질풍노도 사춘기시절에도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하염없이 힘들 줄 모르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렸었다. 그들에게 한 켠의 위로가 되어줘서 그런지 그들에게 자전거는 특별한 존재였다. 어릴 적 아버지가 새차를 뽑았을 때 매일 매일 마른 수건으로 자동차를 어루만지듯 그들은 자전거에게 온갖 정성을 쏟아 부었다. 자전거는 그들에게 롤스로이스, 벤틀리처럼 비싼 외제차보다 값지게 느껴졌으며 소중하였다. 물론 그들이 스타트업을 하기 전 직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 한 구석은 늘 허전했다. 각자의 생계로 인해, 혹은 그냥 취직이 되어서 그냥 그런 살짝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의 다른 이들과 다를 거 없는 그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들에게 유일한 낙은 주말이 되면 정처 없이 두 바퀴 자전거와 함께 바람을 타는 거였다. 숨통이 트여졌었다. 업무로 인해 받았던 스트레스가 언제 쌓였는지 모르게 속 시원하게 달렸었다. 그런 자전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고, 매일 매일 24시간 내내 자전거와 함께라면 어떤 고난도 이겨 나갈 자신이 있었다.



이 두 친구는 결심했다. 좋아하는 것에 몰두 해보자. 짧다고 하면 짧을 것이고 길다고 하면 긴 인생을 그냥 물 흐르듯이 흘려 보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일에 도전을 해보자고. 그리하여 올 3월 벚꽃이 흩날리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자전거와 청춘을 함께 달리기로 하였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것보다 더 설렜다. 그들의 진짜 모습을 찾는 거 같았으며 일단 숨을 쉬고 있구나 나 살아있구나 그렇게 느껴졌다.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것. 특히 30대 접어들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 시작한다는 것 쉽지가 않은 선택이다. 엄청 어려운 선택이다. 안정감 있는 그런 일을 직장을 선택해야지 미래의 내 가정을 편안하게 지킬 수 있기 때문에 30대 지금 나이의 창업은 진짜 남자들에겐 특히 더욱 더 어려운 선택이다. 그들은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지 라는 일념 하나로 시작했으며, 어릴 적부터 함께 한 자전거는 나를 전문가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자전거에 대해서는 1등을 자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어느 날 그들에게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청주만 봤을 때, 자전거 브랜드 판매점은 많은데 자동차 세차 및 정비소처럼 자전거 관련 수리 전문점은 없었다. 자전거도 자동차 저럼 주기적으로 세차도 해주고 타이어 바람도 채어주고 관리를 해줘야지 자전거를 더욱 더 값지게 탈 수 있으며, 오래 탈 수 있는데 자동차처럼 세차장이 있는 게 아니라서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는 자전거 마니아를 위한 자전거 정비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청주는 그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진 자전거 세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싶었다.자전거 스토리가 닮긴 라이더의 스토리가 닮긴 그런 때 묻은 자전거를 만나고 싶었다. 그들이 자전거 전문가일지라도 사업 자체는 쉽지 않았다. 젊은 패기로 결심은 했지만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모든 것들이 집중과 선택에 의해 결정 지어졌다. 그것이 눈으로 바로 나타나니 더욱 더 신중 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만의 모토를 정하고 싶었고 매뉴얼을 정하고 싶었다. 가만히 가게를 지킨다고 해서 손님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움직이는 홍보마케팅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전거 스토리가 닮긴 CI 로고 작업을 하였고 로고를 바탕으로 자전거 여행을 목적으로 구입한 운반트럭에 우리 광고를 크게 넣었으며, 내가 아는 자전거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아내기 시작하였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매출은 당연히 중요하다. 어느 날 티비에서 김미경 소장님이 강의하던 걸 본 적이 있다. 생계에 집중하면 꿈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을 하였다. 내가 하고 싶어 선택한 직업이 하루아침에 나를 배불리 먹여주지는 못하지만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면 맛있게 먹여주더라는 것이다. 돈 엄청 많이 벌었여요 라고 말은 못하지만 점점 분명히 좋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은 매출에 크게 좌지우지 되지 않았다. 일단 좋아하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을 배부르게 만들었다.
스타트업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다. 누구나 스타트업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이 두 남자가 스타트업이 가능 했던 이유도 그들이 좋아하던 것, 미쳐있던 것에 도전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본 그들은 매우 행복해 보였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으며, 지금 그들 가슴속에는 활화산 같은 뜨거운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무턱대고 치킨집. 편의점 창업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치킨을 너무 좋아해서 편의점 음식들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다면 상관은 없는데 그냥 돈이 된대 월급쟁이 생활보다 낫다고 하더라 이런 마인드에서의 창업은 말리고 싶다고 하였다. 좋아하는 일 내가 20년 30년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스타트업을 시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뜨거운 청춘을 뜨거운 기름에 닭과 함께 튀겨버리다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AE 최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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