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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石花), 돌에 피는 꽃 - <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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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매서운 겨울이 한창이다. 이럴 때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면 속이 든든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제철 음식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국밥 중에서는 굴 국밥은 겨울철 보양식으로 으뜸이다. ‘굴을 먹으라, 그러면 사랑을 얻는다.’ 굴에 관련된 서양속담이다.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카사노바도 유달리 굴 요리를 즐겼다고 알려져 있고, 나폴레옹 황제 역시 전장에서 삼시세끼 굴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위테리아스는 굴을 한꺼번에 1천개 씩 먹었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독일의 통일을 완성했던 비스마르크도 굴을 무척 좋아했다. 굴은 인체 내의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은 물론 아연을 많이 함유한 굴은 남성을 남성답게 하는 호르몬인 테스토르테론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완전식품인 굴은 남성들에게 특히 사랑을 받고 있다.



용암동 <굴 세상>은‘굴 맛을 그대로 살린 맛 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별한 밑반찬은 없지만, 굴을 우려낸 국물 맛이 단연 일품이라는 평이다. 어스름 해가 도심의 빌딩 숲 너머로 사라지면 어둠이 쉬이 몰려온다. 사람들은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채울 음식을 그리워하는 계절이다. 어둠이 물러난 자리에 등불처럼 하나 둘 상가의 불빛이 들어선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굴 국밥 한 그릇을 대하자 저절로 침샘이 자극을 받는다. 정갈한 상차림에 겉절이가 유달리 싱싱해 보인다. 보기만 해도 저절로 입맛을 돋운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깍두기와 다양한 야채와 함께 버무려진 부추도 입맛을 부추긴다. 입소문대로 전체적으로 음식이 맛깔스럽다. 펄펄 끓어오르는 뚝배기에서 훈김과 함께 굴 특유의 향기가 풍겨온다. 냄새만 맡아도 보양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튼실한 굴과 미역, 반숙한 계란도 한 개 들어있다. 뽀얗게 끓여낸 뜨거운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준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굴 특유의 맛은 어쩐지 바다의 맛일지도 모를 이국의 맛이 은근히 배어있다.



“다 같은 굴 국밥도 각각 개성이 있다. <굴세상>의 굴 국밥은 인공의 가미를 최대한 줄인 자연 그대로의 맛을 잘 살려냈다.” 굴 마니아를 자처한 오성진(45· 금천동)씨는 굴 국밥만큼은 꼭 용암동 <굴 세상>이라고 손꼽는다. 밥 한그릇 뚝딱 말아 먹으면 저녁내내 든든하다. 굴은 칭하는 이름은 많다. 굴조개, 석굴, 석화 등으로 흔히 부른다. 굴의 여러 이름 중에서‘석화(石花)’란 이름이 유달리 눈에 들어온다. 석화란 돌 석(石)자에 꽃 화(花)자라 그대로 번역하면‘돌꽃’이다. 물기를 머금을 수 없는 돌에 핀 꽃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명을 피워낸 강인한 모습의 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리라. 서양 사람들은 굴을‘바다의 우유’라 하며 강장제로 여겼다.



실은 생굴 속살의 희뿌연 우유색깔이 감각적이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데 쓰이는 특별한 아미노산과 아연이 넘친다. 결국‘바다의 인삼’인 셈이다. 굴에는 보통음식에 적게 들어 있는 무기염류성분인 아연, 셀레늄, 철분과 칼슘 말고도 비타민 A와 비타민 D가 풍부하다. 이렇게 생으로 먹는 것 말고도 굴 소스, 굴 무침, 굴 밥, 굴 부침개, 굴 국, 굴 국밥, 굴 찜, 굴깍두기, 굴김치, 굴장아찌, 굴 전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해 먹기도 한다. <굴 세상>의 대표메뉴‘굴국밥’은 7천원이다. 굴수제비, 굴순두부, 굴매생이 국밥도‘굴국밥’과 같은 7천원이다. 시원한 생굴전은 1만2천원이다. 술안주로 좋은 굴 전골은 3만원이다.
- <굴세상> / 283-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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