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옛날 장터를 재현한 국밥집 - 새가덕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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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시골장터는 온갖 풍경들이 널려있다. 장터를 찾은 장꾼들은 더위를 피해 정자에 앉아 막걸리 한잔에 순대국밥 한 그릇이면 시름이 금방 잊혀 진다. 국밥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일품요리이다. 장이 서는 곳에는 장터 한 귀퉁이에 간이국밥집이 서서 행상들이나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점심 요기로 애용되었다.
갈 길 바쁜 장사치들과 시골에서 농산물을 갖고 온 사람들도 급하게 먹고 가는 음식이 국밥이다. 서로 얼굴 아는 사람이면 한 데 어울려 이야기하고 국밥을 먹으며 시골 장터에 녹아들었다. 주름 가득한 거친 손, 시장 바닥에서 한 끼를 때우는 상인, 종이 박스에 구멍을 뚫어 햇빛 가리개로 삼은 할머니, 깡통과 촛불로 난로를 만드는 어머니… 5일장의 맨얼굴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육거리시장이었다.


그 육거리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국밥집이 바로 ‘새가덕순대’이다. 그 옛날 장터에서 파는 국밥집은 노상이었다면, 지금은 ‘새가덕순대’처럼 건물에 둥지를 틀고 오가는 손님을 맞는다.

열군데 국밥집을 다녀보면 맛이 제각각이다. 청주에게 국밥집으로 북부시장의 ‘대명순대’와 육거리의 ‘새가덕순대’가 유명하다.
대명순대의 국밥은 맛이 깊고 풍미가 좋다면, 새가덕순대는 담백하고 맑다.



“청주에서 제일 맛있는 순대국밥집은 육거리 ‘새가덕순대’지!”

좀처럼 남의 음식점 추천에 인색한 P형님이 추천한 곳이니만큼 호기심이 많았다. 점심나절 방문해보니, 시골장터처럼 붐볐다. 신기한 것은 젊은 사람들보다 대부분 60대가 넘은 노인분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만큼 옛날 국밥의 맛이 재현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국밥은 가정에서보다 음식점에서 많이 팔던 음식이다. 조선 말엽에 유행하여, 서울에서는 주로 수표다리 건너편과 백목다리 건너편에 전문음식점이 있었다고 전한다. 수표다리 쪽에는 재상들만 갔고, 백목다리 쪽에는 부유한 상인들과 한량들이 다녔다고 한다.

새가덕 순대의 특징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일반인들의 보편적인 기호에 맞춘 국밥집이다. 주문하면 깍두기와 새우젓은 기본이다.
엷은 우윳빛의 맑은 국밥에 돼지 누른 머리고기와 순대가 들어있다. 다른 일반 순대국밥보다 양이 조금 많다. 이집의 국밥은 ‘딱히 잘난 구석도 없고, 딱히 모난 구석이 없다’라고 손님들이 평한다. 건더기의 양도 풍부하며 국물에서 누린내도 없다.


거나하게 막걸리 한 잔 마신 노인 한분이 옛 노래를 흥얼거린다.
아마도 그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는 것이다. 조종명의 ‘덕산장 장마’가 제격인 분위기다.

아침부터 젖었다
오정 무렵 되어서는
막걸리집 파전 내음도 젖었다
장옥너머 넘실거리는
덕천강 물 소리도 젖은 채 간다
만물상회 트럭도 구곡산 중허리까지 내려온
낮은 하늘도 젖었다
널평상에 드러누운 생선들도
오다가다 질척거리는 하루가 다 젖었다
- ‘덕산장 장마’ 전문, 조종명


곱창찌개(특대) 4만원, 대중소로 나뉘어 각각 (대)3만원, (중)2만원, (소)1만5천원이다. 따로국밥은 7천원, 국밥은 6천원이다. 편육은 1만원, 모듬순대는 5천원이다. 주차장은 육거리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식사하고 난 뒤, 주차권을 달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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