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캘리그라피의 구분
''







캘리그라피는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존재를 말하기 보다는 그것의 변화, 다양한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익숙할 만큼 우리 삶속에 스며들었다. 캘리그라피는 다양한 분야로 변화되어 발전되고 있는데, 우리의 모습은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처음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캘리그라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거나, 다양한 표현에 대한 거부감, 어떤 고정관념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는 과연 캘리그라피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지 그것을 구분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캘리그라피를 상업적, 대중적, 예술적 캘리그라피로 나누어 보고, 캘리그라피를 하나의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표현해 내지 못했던 또 다른 캘리그라피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캘리그라피와 혼동되고 있는 POP의 의미를 짚어 보아, 캘리그라피와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상업적 캘리그라피는 매체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형태로 드라마, 광고카피, 상품이름 등 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상업적 캘리그라피는 우리가 캘리그라피를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려 본다면, 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캘리그라피는 수많은 상품들 사이에서 소비자에게 더욱더 눈에 띄는 효과가 있을 수 있도록 상업적인 목적에 맞추어 제작이 되었다. 제품의 특성에 맞추어, 글자에 그 의미를 담아 제작자의 다양한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 목적이다. 처음에는 수많은 디지털화된 폰트들 사이에서 글자체에 손으로 직접 쓴 느낌이 묻어 나오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눈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캘리그라피는 변화하기 시작된다. 단순히 손으로 직접 쓴 글씨라는 것 이외에 글자에 제품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소비자들의 연령, 성별 등의 눈높이에 맞추어 제품에서 소비자가 찾고자 하는 것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캘리그라피에 나의 감성을 이끌어 담아내어 공감을 나타내었다. 단순한 직접 쓰는 글씨체에서 캘리그라피를 통해 소비자와 판매자가 공감할 수 있는 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 끈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공동으로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키고, 또 다른 발전의 발판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캘리그라피의 시작점은 상업적으로 디자인 화된 글씨로부터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작이 다양한 분야를 통해 발전되어 나가고, 그것이 가진 파급효과는 많은 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캘리그라피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감성을 캘리로 표현해 SNS를 통해 여러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내고 있다

다음으로는 대중적 캘리그라피이다. 단순히 글자만을 나타내는 캘리그라피는 한 단계 뛰어 넘어 공감을 이끌어내 감정에 호소한다. 상업적인 캘리그라피도 직접적인 홍보를 하는 것보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를 나타내는데 있어 직접적으로 그 이름을 밝히는 것 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시의 문구나, 좋은 글, 현재 사회에서 이슈화 되고 있는 다양한 내용들의 글을 먼저 나타내는 것이다. 그 글들을 나타낼 때 일반 폰트로 활용하는 것보다 직접 쓴 글씨로 인해 그 글의 내용을 한 번 더 음미하게 해 준다. 그러면서 그 후에 자신의 회사를 드러냄으로 앞에 나타낸 공감의 글의 내용과 회사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중적인 캘리그라피란 이처럼 상업적인 캘리그라피의 변화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캘리그라피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대중성이다. 함께 호흡할 수 없다면 그것의 수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을 누구나 따스하게 느낄 수 있는 글씨체로 표현한다면 그 감동은 오래도록 남아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스함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고, 감동하는 점은 비슷한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인간으로서 느끼게 되는 기준점이 아닐까 싶은데, 그 부분을 좋은 글과 좋은 글씨체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담아 표현하고 그것을 추상적인 모습으로 예술로 승화시켜 작품으로 담아내는 예술적 캘리그라피는 문화예술의 한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캘리그라피의 구분 중 마지막으로 예술적 캘리그라피이다. 이러한 캘리그라피의 변화됨은 결국 예술의 또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어떠한 분야든 실질적인 필요에 의해 생겨나게 되었지만, 그것이 그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자라나게 되면 결국은 예술로서 그 열매를 맺게 된다. 문자를 나타내는 다양한 선은 작가의 생각을 담아 예술로서 표출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캘리그라피는 반드시 읽혀야 하는 글씨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이다. 상업적인 캘리그라피와 대중적인 캘리그라피라면 반드시 읽히는 글씨를 써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담긴 예술로서 표현한다고 한다면 그것을 승화시킨 추상의 모습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을 보는 다양한 시각의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말해 주고 싶은 캘리그라피의 의도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픈 공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캘리그라피를 하는데 있어서 나만의 감성, 예술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것은 백지상태에서 나의 마음을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피카소가 자신의 추상적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그 감성만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그림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이후에 감성이 주가 되는 추상적인 표현을 했을 것이다. 캘리그라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캘리그라피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미술, 디자인, 서예적인 측면의 선행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 했던 상업과 대중적인 캘리그라피의 이해는 예술적인 캘리그라피를 하는데 있어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는 캘리그라피와 POP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POP는 Point Of Purchase Advertising의 약자로서 구매시점의 광고라는 뜻이다. 소비자를 점내로 유도하고 효과적인 진열로 기업에 대한 신용도와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구매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도록 한다. POP를 통해 상품에 대한 특징과 정보를 나타내며 행사 분위기를 연출하여 최대한 구매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작업을 위한 재료는 머메이드지, 디자인지등의 색지와 포스터물감, 평붓 등이 필요하다. 캘리그라피란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손으로 쓴 글씨라는 뜻으로 상업적인 글씨는 CI, BI, 북커버, 간판 등에 이용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를 표현하는 기본적인 재료는 붓, 화선지등의 재료가 필요하고, 펜, 나무젓가락, 면봉 등의 다양한 재료로도 표현하고 있다. 캘리그라피와 POP모두 글자를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것과 상업적으로 나타나는 광고적인 부분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감성을 통해 이끌어내는 공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공감을 통해 예술로서 승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캘리그라피와 POP의 다른 부분일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서사재료 자체에서 오는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각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각적인 부분을 각자 내면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성들과의 매치를 통해 또 다른 무엇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캘리그라피와의 차이점일 것이다. 캘리그라피는 대중의 관심 속에서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다. 그 변화의 중심에 현 시대가 담겨져 있고, 시대가 원하는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발전 속에 캘리그피는 또 어떤 시대정신을 담아낼지, 또 다른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될지 기대가 된다. AE 류정미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