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뜨거운 돌솥밥과 짭조름한 어리굴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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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무서워서 귀를 어떻게 뚫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귀걸이를 하기 위해 귀를 뚫고 왔더니 그 모습을 보고 친구가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해 여름방학에 그 친구는 귀를 뚫는 고통 정도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서운 코를 높이는 성형수술을 하고 왔다. “나는 생선의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무서워서 못 먹겠어.” 코를 높여서 콧대가 높아진 그 친구가 호프집에서 주문한 맥주 안주인 노가리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그러던 그 친구와 다음날 해장국으로 추어탕을 먹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시장에 있던 추어탕 집은 꿈틀거리던 미꾸라지들이 빨간 고무 통에 담겨져 있는 모습을 식당 입구에서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들어가 해장용으로 주문한 추어탕을 그 친구는 어찌나 맛있게 한 그릇을 비워내던지 높아진 콧대를 뚝배기에 들이 밀은 채 밑바닥 국물까지 한 방울 남김없이 들이마셨다.


금천동에 위치한 우미큰집 추어탕은 어르신들 모시고 보양하러 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생선의 눈이 무서워서 노가리도 못 먹던 친구는 그 추어탕이 꿈틀거리던 미꾸라지에 소금을 뿌려 기절시킨 뒤에 팔팔 끓는 물속으로 집어넣은 것이라는 것을 알까? 아니면 그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먹을 만큼 추어탕의 맛을 놓칠 수 없는 것이었을까? 추어탕을 볼 때마다 대학 시절의 그 친구가 생각나서 미소 짓게 되어 진다. 추어탕의 깊은 맛은 꿈틀거리던 미꾸라지의 모습쯤은 모르는 척 해주고 싶을 정도로 비위가 약하던 깍쟁이 친구의 입맛도 사로잡은 맛이었다. 요즈음 추어탕 전문점은 많다. 심지어는 간편식으로 가정에서 국을 끓이지 않고 진공포장을 뜯어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추어탕까지 시중에 나와 있다. 예전에는 강이나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야했으므로 매일 먹을 수는 없는 보양식이었지만 요즘은 미꾸라지도 양식을 하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국 대용으로 해장용으로 별미로 흔하게 접하는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추어탕 전문점 속에서도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맛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첫째는 미꾸라지의 양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의 차이일 것이고, 둘째는 양념의 기술 차이일 것이고, 셋째는 얼마나 오랜 시간 정성들여 끓여내었는지의 차이일 것이다.


냉동미꾸라지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사용한다. 또한 고등어나 다른 생선을 첨가하지 않고 100%미꾸라지만을 사용하고 있어서 깊은 맛을 낸다.

금천동에 위치한 우미큰집 추어탕은 어르신들 모시고 보양하러 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넓은 공간과 온돌마루에 앉는 좌식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어 어르신들과 함께 가족모임으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미큰집 추어탕은 7,000원에 돌솥밥과 함께 제공된다. 이곳은 냉동미꾸라지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사용한다. 또한 고등어나 다른 생선을 첨가하지 않고 100%미꾸라지만을 사용하고 있어서 깊은 맛을 낸다. 특히 우미큰집 추어탕의 백미는 돌솥밥과 어리굴젓의 조화이다. 뜨거운 돌솥밥을 한 숟가락 떠서 그 위에 짭조름한 어리굴젓을 얹어 먹으면 어릴 때는 느끼지 못했던 흰쌀밥과 짭조름한 젓갈의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뜨거워서 싫던 돌솥밥과 오래 숙성된 짠 맛이 싫던 젓갈이 이제는 깊은 맛으로 느껴지는 것이 세월의 힘인가 보다. 추어탕은 나에게는 보양식이라기보다는 추어탕 한 그릇에 잊고 있던 친구의 소식이 궁금해지고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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