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

버스는 움직이는 성문화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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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쾅! 쿵쾅! 쿵쾅!” 규칙적이면서도 힘찬 태아의 심장소리. 엄마 자궁 안에서 편안하게 손가락을 빠는 아기의 모습. 산부인과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다. 심장소리가 들리는 곳은 다름 아닌 버스 안. 버스에서 웬 태아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걸까? 이 버스는 바로 이동형 성문화 체험관 ‘꿈틀’이다. 유치원생 어린아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성에 대해 공부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곳. 이동형 성문화센터 체험관이다.




책으로만 배우는 성은 이제 “안녕~”?

충청북도 청소년 종합진흥원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틀은 버스를 개조해 성교육이 가능하도록 한 공간이다. 지난 2015년 충청북도 내 농촌과 도서벽지 등 원거리 지역 학생들에게 건전한 성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충청북도에는 고정형 청소년 성문화센터가 청주와 충주에 각각 1곳씩만 운영될 뿐 보은·옥천·영동 등 충북 남부지역에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시설이 없는 상태다. 꿈틀은 2015년 1만 3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한 이후 올해에도 학교 및 기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충북 청소년성문화센터 조우연 팀장은 “요즘 학생들은 멀티미디어 세대이기 때문에 교실에 앉아서 하는 말로만 하는 성교육은 적절하지 않다”며 “성에 대한 건강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꿈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틀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강의식 성교육이 아닌 직접 체험하는 교육으로 아동 및 청소년의 특성과 발달단계에 맞는 실천적이고 체험 중심적이다. 다양한 교구를 활용하여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어보고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과 성기모형도 보고 만져볼 수 있다.그동안 들어보기는 했지만 말로 표현하기는 민망해했던 성기명칭, 생리, 몽정 등 이른바 ‘팬티속의 화려한 변신’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만나고 싶은 나의 이상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그런 이상형을 만나려면 나 또한 노력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조 팀장은 “학생들에게 성교육은 건강한 사춘기를 보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공교육에서 이뤄졌던 성교육이 사춘기 때 달라지는 신체변화에만 초점을 맞춰 생물적인 변화에만 치중했다면 꿈틀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기존의 것과 사뭇 다르다. 신체적인 변화뿐 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야 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연령별로 차별화된 성교육 프로그램 진행

꿈틀의 목적은 올바른 성지식을 습득하고 성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갖추어 건강한 성가치관을 지닌 개인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성폭행 및 관련 사건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꿈틀 내부에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상자료와 신생아 모형, 성기모형 등 다양한 교구와 시청각 자료가 있다. 특히 버스입구를 여성자궁 모양이 연상되도록 꾸몄으며 불을 껐을 때는 버스 천정이 우주모양으로 변화, 우주 속에서 소중한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꿈틀의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 및 체험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 연령별로 차별화된 내용으로 실시,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유아에게는 인형극을 통한 재미있는 성교육을, 초등학생에게는 성장과정에 따른 몸 변화의 이해와 생명 존엄성을, 중·고등학생에게는 성적 자기결정권, 청소년 성매매 등 현실인식과 성 평등 의식 함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부모 및 교사에게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예방 및 지도법, 성의식 개선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삐뽀삐뽀, 미디어와 성, 성 상품화, 요람, 사춘기 용품, 사랑방정식, 다양한 가족, 우주속의 나, 신생아 인형 안아보기, 임산부 벨트 착용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조우연 팀장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성폭력이나 성매매, 음란물 등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사회현실 속에서 올바른 성관련 지식 습득과 건전한 성 가치관 함양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꿈틀을 통해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꿈틀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반드시 전화로 예약한 후 교육일정을 협의하고 교육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주말에도 운영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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