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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외고, 일본 사가현 사가북고등학교와 우정의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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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픈 상처는 기성세대가 해결하고, 한일양국의 건강한 미래를 후손에게 남겨줘야 한다. 향후, 미래를 이끌어갈 양국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상호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지난 달, 3일 한낮의 더위가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환갑을 넘긴 일본인 한명이 청주를 찾았다. 그는 일본 사가북고등학교 지리역사교사인 구가 이치로(60)씨다. 그는 청주외국어고교 강성호 교사와 수없이 메일을 교환하면서 우정을 나누며, 한일양국의 미래를 염려했다. 고심 끝에 추진한 첫 행사가 수학여행을 통한 학생들의 교류와 교사들의 상호 방문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직접 양국의 학생들을 만나고, 교사들은 상호 공동수업을 진행하면서 이해의 폭을 좁히고자 했다. 작은 출발이지만, 한일우호협력을 위한 소중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그들은 믿었다.
청주외고 강성호 교사는“구가 교사는 지난 달, 4일 한국외고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12일에는 일본 사가북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미래의 주역이 될 양국 청소년들에게 객관적인 역사의식과 열린 사고를 주고 싶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서로 믿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 있는 수학여행

지난 해 11월, 4박5일간 청주외고 학생들이 일본으로 떠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먼 미래를 열기 위한 뜻 깊은 여행길이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민진홍(청주외고·3)학생은“제대로 된 수학여행이었다. 지금까지 언론으로만 알아온 일본과 실제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은 많이 달랐다” 며 “수학여행을 통해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 같은 또래의 일본인 학생들과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외고에서 수업을 전개한 구가 교사는 수업시간을 통해 일본 사가북고등학교 학생이 쓴 손 편지를 읽어줬다.
‘우리는 서로 친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지난 해 11월 한국에서 온 친구들과 만남을 통해 서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습니다. 아픈 과거의 역사도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우리들도 진실을 찾아 역사를 바로 세울 것입니다.’
한일 양국의 교사가 손을 잡고,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을 통해 역사의 진실과 미래를 따뜻하게 열어가고 있었다. 출국 전, 구가 교사는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일 양국 전문가들이 ‘상설기구’ 만들어 역사적 진실규명 필요

광복 70년이면서 한일수교 50년이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과의 관계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성세대에서 매듭을 풀고 후손들에게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물려줘야 한다. 미래 화해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구가 교사의 생각을 들어봤다.
-한일 양국의 수학여행과 공동수업의 의미는.
“작년 청주에 있는 외고에서 의미 있는 수학여행을 오면서 일본 NHK방송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관광에 그치는 수학여행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해야 하며, 어떤 관계를 구축해야 할지라는 주제가 있는 수학여행이었다. 한국의 강 선생과는 한 달에 2~3회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한일수교 5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서로 공동수업을 통해 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양국의 젊은이들이 서로 공통점을 찾아가는 뜻 깊은 여정이다.”
-한국과 일본 어떻게 화합해야 할까?
“한일 역사문제의 열쇠는 젊은이들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역사를 모르고, 한국 젊은이들도 역시 모른다. 양국의 젊은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자하는 노력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양국의 젊은이들이 먼저 친구가 된다면 좋은 친구사이는 서로 감정을 갖고 비난하지 않는다.”
-아베정권의 우경화 정책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킨다는 의견이다.
“한 정권의 정책일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역사문제는 진정한 진실규명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양국의 입장을 뛰어 넘어 사실에 입각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군위안부, 강제연행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관련 전문가들과 기록을 통한 역사적인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금의 기성세대가 풀고 해결해야 한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이런 반목의 역사를 물려줘서는 서로 발전이 없다.”
-교류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청주외고와의 교류는 중요한 문제다. 젊은 학생들에게는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교류다.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그런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의 역할, 수업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교류를 통해 한국 학생들의 맑은 눈동자를 통해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했다.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함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가현에는 일본과 한국과 연관된 역사의 유적이 많이 있다. 일본 도자기 시조, 조선출신 이삼평 도공이 있다. 홍호연과 같은 유명 화가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한다. 일본과 한국 학생들이 함께 역사적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가치 있는 수학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관광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알고 깨닫는 귀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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