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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속에서도 사랑은 싹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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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나에게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한다. ‘결혼 해야죠. 연애 하셔야죠.’ 나는 늘 같은 대답을 한다. ‘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일이 더 좋아서 누굴 만날 시간이 없네요.’ 그들의 질문에 항상 핑계와도 같은 일관성 있는 재미없는 대답을 하곤 한다. 확실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이게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N포세대’에 어느 새 합류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그가 있었으니 바로 방송인 이봉규씨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라운지 M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평소 ‘정치 옥타곤’ , ‘강적들’ 프로그램을 통해서 솔직 담백한 정치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던 그를 찾아가 로맨틱 인생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았다.




로맨티스트로 유명하신 이봉규 선생님의 로맨틱 인생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요?

타고난 태생이 로맨티스트인 것 같아요. 아버지가 북한 피난 세대이신데, 옛날 그 시절 한량도 아무나 되는 거 아닙니다. 재력이 받쳐줘야지 한량이 가능 한 거죠. 무작정 풍류만 즐기신 거 아닙니다. 자식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셨고 노력한 대가로 풍류를 즐기셨죠. 아버지께서 풍류만 즐기셨다면, 어찌 공부를 했겠어요. 우리 집안에서 그런 아버지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게 바로 나예요. 그러니 나도 한량 중에 한량이지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게 바로 한량이 아닐까요? 모든 사람마다 각자의 주관적인 가치관에 의해서 우선순위가 결정이 되는데, 난 내 인생에서 다른 것도 중요한 것도 물론 많겠지만 그래도 나 이봉규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은 거죠. 그 인생 안에 사랑이라는 뜨거운 열정이 포함이 되어있는 거겠죠.


그렇다면 20대의 사랑과 중 장년의 사랑은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봉규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60년 가까이를 살면서 그 동안 참 많은 사랑을 했죠. 이제야 비로소 안정적인 사랑을 찾았고 그사랑과 평생을 보내고 싶어요. 내가 20대였을 때나 지금 20대랑 사실 시대의 차이는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패러다임은 존재하는 것 같아요. 나도 그랬고 지금 20대도 그렇겠지만 지금 되돌이켜 보면 진짜 사랑을 몰랐던 것 같아요. 단지 육체적인 욕망이 정신을 지배하여 모든 걸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감성적으로만 판단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참 많은 사랑의 실패도 하기도 했죠. 나의 20대도 목적지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느낌이었죠. 오로지 앞을 향해서만 달려가고 채워야 되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죠. 그러니 당연히 인생의 즐거움은 찾을 수가 없게 되고, 무엇이 진짜 소중한 것인지 잘 모르던 패기 넘치던 나이였죠. 사실 지금 아무리 젊은 사람들에게 얘기해봤자 다 소용없는 거 알아요. 나도 그랬으니까. 이제 내 나이가 되어보니 확실히 다르긴 달라요. 진짜 인생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거죠. 명예, 승진, 돈 다 좋죠. 그런데 그러한 것들이 절대 나를 즐겁게 해주지는 않았어요. 그런 것들로 인해 오히려 잃어가는 내 모습들이 많았죠.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는 너무 큰 괴로움에게 지배당하고 했었죠. 아마 지금 젊은 20대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앞에서 말한 그 패러다임이 이 거예요. 시대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바뀌지 않는 패러다임은 존재하는 거죠. 다 가치관의 차이겠지만, 돈과 명예는 나를 겉으로는 부유하게 해 줄지도 모르겠지만 나를 행복하게 편안하게 해주지는 않는 다는 걸 깨닫게 되는 시기가 올 거예요. 그 시기가 되면 사랑에 대한 관점도 바뀔 거고, 어떻게 하면 더 깊게 소중하게 서로 사랑 할 수 있는지 알게 될 거예요.




로맨티스트 이봉규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사랑이 주는 시너지는 무엇인가요?

나 이봉규하면 해피 바이러스 아니겠습니까? 즐거운 사랑을 하게 되면 긍정적인 사고의 힘이 키워지는 것 같아요. 작년에 너무 너무 훌륭한 여성과 새로운 시작의 버튼을 눌렀어요. 내 남은 인생과 그녀의 남은 인생을 함께 하기로 서약을 했죠. 원체 긍정적인 사람이었지만, 더 더욱 강한 긍정의 호르몬이 내 몸을 감싸 안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녀와 함께하는 모든 것들이 나에겐 로맨틱 영화보다 더 로맨틱한 것 같아요. 라면을 먹어도 행복하고, 커피 한잔을 해도 너무 행복하고, 서로 함께 어떤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너무 행복인 것 같아요. 그러니 바깥일도 잘 되는 것 같고, 더 신이 나서 방송도 하고 있어요. 이게 바로 사랑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그녀와 함께라서 그런지 웃을 일도 많아요. 해피 바이러스가 정신을 지배하니 내 몸도 훨씬 건강해지는 기분이고, 요즘에는 다들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말도 하네요.


You Only Live Once, Yolo가 요즘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봉규 선생님은 어떤 YOLO를 즐기고 있는지요?

내 인생 자체가 YOLO 아니겠습니까? 젊은 시절에는 돈이 중요한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리 크게 돈에 대해 욕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냥 내가 발 뻗고 누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즐거움인 것 같아요. 저승 갈 때 다 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뭣 하러 좋은 차, 좋은 집을 고집했는지 이제 이 나이가 되니 알게 됐네요. 다 부질없는 것들이라는 것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석양이 내리비치는 길을 거니는 것도 나에게는 한 번 뿐인 내 인생을 즐기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N포세대에게는 너무나도 힘겨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희망찬 메시지 부탁 합니다.

N포세대라고하여 참 힘든 세대라고들 하죠. 힘들다고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게, 나는 전쟁이 끝난 후 가장 나라가 엉망일 때 태어나, 공부가 하고 싶어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시대였지요. 그런데도 N포세대라는 이런 말은 없었거든요. 다들 아직 무엇이 행복인지 몰라서 그런 것 같아요. 다들 좋은 집에 살고 싶고, 좋은 차를 타고 싶고, 명품 핸드백을 가지고 싶고, 이러한 욕망의 지배 때문에 힘들다고 느끼는 것도 있다고 봐요. 그리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현상 때문에 대한민국 청년 실업률이 높은 게 아닐까 싶어요. 누구나 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하고, 몸이 힘든 일은 하기 싫고, 이러니 다들 대기업에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다 보니 정작 인력이 급급한 중소기업들은 인력 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러니 현상들이 발생되는 거죠. 6,25 전쟁 통 속에서도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살았는데, 지금 가장 힘든 세대라고 하면 그건 불평 불만만 많은 세대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원래 내가 짊어진 짐의 무게가 가장 무거운 것처럼 지금 젊은이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젊은 사람들이 정말 자기가 생각하는 행복을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잣대가 아니라 자기 사진의 인생의 가치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나 또한 내 인생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모른 채 일이 최고다 하면서 미련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결국 자기합리화적인 발언 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그래 나는 사랑보다는 일이야. ‘ ‘일이 최고야’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연애도 못하고 결혼도 못하는 거야.’ 다 내 스스로를 외롭지 않다고 여기기 위한 핑계였던 것이다. 내 스스로에 대해서 모르는 것 일수도 없다. 일을 제외한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는 의문을 갖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한동안 사색에 빠지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 같다. 나에게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 말이다. 이봉규 선생님은 나이만 젊은 나보다 더 젊은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바로 뜨거운 청춘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누군가의 인생을 통해서 모순덩어리인 나 자신을 하나씩 씻어서 비로소 나 자체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역시 난 그로 인해 숨겨져 있던 한 구석을 깨끗하게 닦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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