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은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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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극 중에서 진재영의 직업은 주얼리 디자이너이다. 어떤 남자가 프로포즈 반지를 주문했는데 남자의 사랑니로 만든 반지였다. 더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위해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반지를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위해 혹은 나를 위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반지를 만들려고 도두주얼리를 방문했다.



은의 역사는 정말 오래됐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고대 문명에서부터 은을 사용되고 있었고, 그리스, 로마 시대 때는 화폐로 사용했었다. 콜럼버스가 무역을 하기 위해 사용했던 화폐가 은이었고, 청나라 무역을 통해 조선시대 때도 은이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금보다는 가치는 떨어지지만 훌륭한 귀금속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가공성이 좋아서 베어링용, 치과 의료용, 땜납 질 등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반짝이는 광택의 아름다운 특성 때문에 장신구에 가장 많이 쓰인다고 한다. 순은은 무른 성질이기 때문에 공예품으로 제작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구리가 합금된 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은 공예를 처음 배우는 초보자들에게는 100% 순은으로 제품을 만든 다음 익숙해 지면 그때 합금된 은을 사용하게 한다고 한다.
도두주얼리는 은 공방 전문점이다. 최근 셀프 열풍이 불어 은 공예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반지를 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 혹은 결혼반지. 우정반지 등 스스로의 땀과 노력과 손때 묻은 선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취미반, 원데이 클래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은으로 팔찌, 반지, 목걸이 등 각종 액세서리를 주문을 받기도 하고 제작도 하고 온라인에서 판매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원데이 클래스를 체험 해보았다. 은 공예에 대해 전혀 기초가 없는 사람들은 원데이 클래스에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한정되어 있다. 도두주얼리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작업하기 위해서 미리 얇은 판이나 선 형태로 은을 가공된 상태에서 이용하게 한다. 사실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쉽게 도전할 수 있거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종목은 아니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어주고자 가공된 은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먼저 미리 만들어져 있는 샘플을 보고 원하는 디자인을 골랐다. 욕심 많은 성격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선택 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다 예뻐 보여 간단한 반지 디자인 하나 고르기 힘들었다. 그리고 링 게이지로 손가락에 맞는 반지 치수를 측정했다. 반지 디자인이 굵을수록 반지 치수를 여유있는 사이즈로 하는 것이 좋다. 그에 맞게 은 선을 잘라서 벤치로 은 선을 동그랗게 만들어 준다. 초보자는 무른 순 은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별도의 금속 열처리는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는 반지를 끼워 성형하기 위한 도구인 지환 봉에 맞추어 나무 망치로 살살 두드려가면서 사이즈를 맞추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정말 꼼꼼함이 필요한 순서가 시작이 되었다. 이음매 부분을 반듯하게 없애는 작업도 하고 사포, 줄, 핸드 피스 등을 사용하여 반지 표면의 날카로운 가장자리를 원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준다. 이 작업으로 둥근 모양 살짝 각진 모양 등 다양한 반지를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끗하게 핸드 피스 작업을 해 주어야지 저 반짝 반짝 빛나는 광택을 가진 반지를 만들 수 있다.



반지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너무 너무 신기했다. 손길 한 번에 색이 바뀌고 손길 한 번에 모양이 바뀌고 손길 한번에 반짝 반짝 빛나는 그 영롱한 자태가 너무 소중하게 다가왔다. 아! 이래서 셀프로 만들려고 시간을 투자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왜 이런데 시간을 보내냐 차라리 돈 주고 사는 것이 낫겠다고 항상 얘기하던 사람 중에 하나인데, 직접 내 손으로 반지를 만들고 나니 정말 이 작은 반지 하나가 나의 분신처럼 느껴졌다.
만드는 과정 또한 손길 하나 하나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지 이 세상의 어떤 반지보다 더 예뻐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제품도 제작하고 싶어지는 욕심도 생기게 되었다. 사실 아직 은공예를 하는 공방이 많지가 않다. 아직 청주 지역에는 크게 대중화 되지는 않아서 지금부터 배운다면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오지 않을 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루 한 시간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각박한 현대사회에서는 때론 이런 멍하게 있을 시간도 필요 한 것 같다. 나 또한 한 번이라도 멍하게 있었던 적이 없었던 같다. 일 생각과 그리고 온갖 잡생각으로 내 머리를 쉴 수 있게 놔두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은 공예는 뭔가 작업하는 그 순간 그냥 멍하게 이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내 머리를 쉬게 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망치를 두드리면서 은근히 스트레스도 해소 되는 것 같고, 단순한 작업일 수도 있는 사포 질을 하면서 오로지 반지에만 집중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좋았다. 누구나 취미를 가질 수 있다. 취미 한 가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삶의 활력이 되는 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거 같다. 이 취미가 밥을 먹여 살려주는 생계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주변에는 취미 활동 할 것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싶지만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참 많은 거 같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자. 그대의 삶에 불꽃을 피워주는 무언가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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