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이드

나를 알린다는 것 마켓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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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나를 알리는 방식을 서술했던 지난 칼럼 중 마켓에 관하여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려 한다. 보통 마켓은 주최 측이 있고 그 주최자가 특정 단체이거나 개인이 주관할 수도 있다. 공간, 시간, 또는 부수적인 기자재를 제공해주면 참여하고픈 셀러 (판매자) 들은 신청 기간 내에 신청하거나 주최자가 직접 모집하기도 한다. 그러면 그에 맞춘 제품들을 가지고 그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 안에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마켓에서도 다양한 컨셉들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핸드메이드가 컨셉이라면 직접 만든 옷, 가방, 인형, 소품 등등을 준비하는 경우이고, 아트가 컨셉이라면 그림, 사진, 글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이나 굿즈들을 판매를 주로 이룬다.
그리고 마켓마다 소정의 참가비가 있다. 이는 셀러들이 참가비를 내고 나면 주최자는 그 금액 내에서 공간을 대여하고, 전기, 책상과 의자 같은 기자재 제공 (셀러가 직접 가져와야 하는 경우가 있다), 마켓 홍보를 위한 홍보비용 등등을 쓴다.
나는 나의 작업과 잘 맞는 곳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왜냐하면 나와 작업 색이 맞는, 나와 생각이 맞는 마켓을 만나면 그곳에서 생기는 시너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작업이 업그레이드되기도 하며 나의 제품들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친구의 친구를 데려와 소개를 해주기도 하며 즐거운 공간과 날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창작자가 아니었을 때, 또는 판매 목적으로 창작을 하지 않는 상황일 때 과거의 나를 생각해 보자면 정말 부끄러웠다. 그때의 나는 마켓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이 나의 취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정말 쉽게 생각하고 말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꺼낸 이유는 내가 직접 사람들에게 나의 제품을 선보이며 판매를 해보니 알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냉정하게 말하자면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관계에 있어 암묵적으로 당연한 듯 상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판매자의 제품들은 그냥 쉽게 만들어져 나오는 것들이 아니고 소재부터 시작하여 포장, 제품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디스플레이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한다. (내가 참여하는 마켓은 창작을 기반으로 한 마켓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들의 작품, 제품에 있어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는 상태에서 판매 시작을 하지만, 시작하는 순간 자신의 제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차가운 냉대를 받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내가 들은 말 중에서는 ‘이걸 왜 만들어요?’, ‘이 원단 어디서 사요?’, ‘(친구에게) 야, 이거 나 만들 수 있어. 내가 따로 만들어줄게.’, ‘이게 뭐라고 비싸? 말도 안 돼.’, ‘이거 두 개 샀으니 하나 깎아줘요.’ 등등. 작업의 발전을 위한 조언이라기보다는 정말 너무나도 쉽게, 이 제품이 완성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어버리게 되는 말들이 모두 숨죽여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앞에서 들린다. 그런 말들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가끔은 상처가 될 때가 있다.
사실 구매자의 마음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 또한 판매자이자 구매자이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을 한 후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인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창작 제품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인 것이다. 판매자는 절대 아랫사람이 아니며, 무례한 말들은 될 수 있다면 마음속으로 숨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느 누구도 모를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아이가, 친구가, 연인이, 또는 본인이 판매자가 될지는. 그리고 판매자(나의 경우는 창작자)는 절대적으로 타인의 제품이나 창작품에 있어 참고는 될 수는 있어도 따라 만들지 않아야 한다.


<드리밍몬스터즈>의 마켓 활동사진

그림의 경우만 따라 한다고 해서 바로 보이는 게 아니다. 제품에서도 다 보인다. 창작자의 애정이 담겨있는 제품이기에 누가 누굴 따라 했는지는 본인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일들에 가격을 더 낮춰 박리다매로 판매해 일반 구매자들에게 인식을 심어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 라던지 인정하지 않고 본인이 원 창작자라며 말이 되지 않는 논리로 그대로 판매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구매자의 경우 먼저 접하는 판매자의 것이 원 창작자라고 생각하기에 속절없이 당하는 경우가 많다. (당한다 라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런 경우가 일어나더라도 절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창작품에 자부심을 가지며 계속해서 내세우고 기존의 작업보다 더 업그레이드해서 그들보다 발전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보며 그러면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마켓을 참여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마음이 들 수 있다.
나는 다양하고 볼거리가 많은 마켓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즐겁고 재미있는 소비문화가 이루어졌으면,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친구들이 다양한 창작 제품을 접할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서술한 내용은 무법지대처럼 각자 따로 움직이는 곳에서는 비일비재할 일이지만 주최자와 셀러들의 마음이 잘 맞는 곳에서는 서로 잘 조율하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다. 마켓마다 다르다. 내가 마켓을 참여를 하고 페어에 참여하는 이유는 나의 제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어서이다.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가, 나의 인형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되고 기쁨이 되어 미소를 짓는 그 얼굴들을 바로 마주할 수 있기에 그 모습에서 나의 지친 마음이 해소가 되어 앞으로의 작업에 있어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고민과 생각들로 힘들었을 셀러들(작가들)을 만나 그동안의 한풀이와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 그리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 같이 협업을 하기도 하고 작업의 발전을 위한 시너지가 되는 공간이 마켓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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