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귀한 손님, 제대로 대접하려면‘수어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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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이나, 귀한 손님을 대접하고 싶을 때 흔히 찾는 곳이 바로 일식전문점이다.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품격 있는 음식들을 나누며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기 위해서 그날만큼은 돈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과거의 융성했던 정통일식전문점을 찾기란 이제는 쉽지 않다. 오랜 세월을 운영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현실과 타협하다 보면, 자기만의 색깔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통 일식전문점으로 12년 동안, 고집스럽게 음식문화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수어지교(水魚之交)’는 유독 눈에 띈다. 세대를 걸쳐서 가치 있는 것으로 보존되고 전승되어 온 사회적 유산처럼, 수어지교는 뚝심 있게 음식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수어지교(水魚之交) 장보성(54)대표는 “수어지교는 대한민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회석요리전문점’으로 만들고 싶다. 금값과 은값은 엄격하게 정해져 있듯이, 제값 받고 제대로 된 음식을 고객에게 낼 것이다.”라며 “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사람들이 우정과 사랑을 행복하게 나눌 수 있는 음식문화의 특별한 공간을 꿈꾼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남다른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명품의 대중화를 열다(Masstige house, 수어지교)
문을 여는 순간, 단시간 안에 만들 수 없는 어떤 기운이 몰려온다. 오랜 전통의 무게가 이런 것일까. 14년을 하루같이 쌓아온 장인의 혼이 스민 듯 차분하면서도 품위가 있다. 두 개의 복도를 중심으로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프라이빗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 교육된 종업원의 몸짓에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품위마저 느껴진다. 오픈된 홀 대신 100% 프라이빗 룸(19개)으로 구성된 것이 수어지교의 또 다른 특별함이다.
대개 회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횟집이나, 일식집을 가면 스키메뉴가 먼저 나오고 메인요리인 회는 가장 늦게 나오는 것이 상식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수어지교는 첫 요리부터 대뜸 사시미가 등장한다. 의외다.
“요리에도 순서가 있죠. 제일 먼저, 간이 약한 음식에서 점차 간이 된 음식을 먹는 것이 방법이다. 부드러운 음식을 시작으로 해서 좀 더 강렬한 맛을 주는 음식 순으로 요리를 선보입니다.”라며 “배가 부르면 사시미의 참맛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메인요리라 할 수 있는 사시미를 냅니다.”
얄팍한 상술은 배척한다. 자신이 제대로 만든 요리에 대한 자긍심이 그대로 묻어나는 장보성 대표의 사업철학이다. 이곳에서는 소스 하나, 물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소스는 간장소스, 초장, 쌈장, 애채소스로 구별해 다양한 손님의 기호에 맞게 특별히 마련되었다. 물도 최고급 생수를 통째로 제공하여 깔끔하다. 작은 것부터 남다른 배려가 번뜩인다. 흔히 ‘회 맛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수어지교의 사시미를 만나면, 곧 인식이 바뀐다. 큼직하게 썬 사시미를 한 점 입안에 넣어보니, 쫄깃한 식감과 인상적인 감칠맛은 수어지교의 절묘한 노하우를 느낄 수 있다. 자존심과 정성으로 빚어낸 좋은 음식은 눈으로 음미하고, 혀로 느끼며 끝내는 가슴에 추억처럼 남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수어지교 장대표는 “보통 사시미 맛은 숙성 정도가 좌우하는데 강직이 풀리는 2~3시간 뒤의 생선이 가장 부드럽고 맛도 좋습니다. 숙성되지 않은 것은 절대 내놓지 않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사시미가 회와 구별되는 것은 바로 선어(鮮魚)라는 점입니다. 일식에서 사시미는 생선을 잡아서 얼마간 숙성시키면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바로 활어(活魚)와 선어라는 점에서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횟집과 일식집이 다른 점입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수어지교에서 싱싱한 상태로 구입할 수 없는 재료는 무조건 산지에서 공수한다. 그중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생선의 신선도다. 각종 요리에 사용되는 채소는 우리 땅에서 자란 것만 고집한다.


정통 회석요리(會席料理)
회석(가이세키)요리는 일본 에도시대 연회(宴會)에서 술과 함께 식사를 즐긴 것에서 유래된 고급요리다. 여기서 ‘가이세키(會席)’는 모임의 좌석을 뜻하는 말이다. 수어지교 장대표는 “수어지교는 ‘회석요리전문점’을 추구하죠. 보통 회석요리는 국과 생선회를 먼저 차린 후, 다음 요리를 차례로 내어 놓습니다.”라며 “요리는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계절에 어울리는 것으로 준비하며 음식마다 서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구성하는 특징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등장하는 요리들은 그야말로 진미(珍味)가 따로 없다. 금방 잡아 올린 전복회는 빛깔만으로 그대로 향기가 진동한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다보면, 특별한 요리가 연이어 등장한다. 보통 찜이나 구이로만 먹었던 랍스타(바다가재)는 회로 만나니,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참다랑어 모듬, 소금으로 직접 구운 우럭, 쫀득쫀득한 밥알이 톡톡 씹히는 상큼한 초밥, 바삭한 튀김, 새우와 키조개 관자가 어우러진 찜 요리 등……쉴 새 없이 등장하는 요리에 배가 불러도 젓가락은 여전히 현란하게 춤을 추고 몸은 저절로 순화된다. 힐링이 따로 없다.

아름다운 소리는 저절로 멀리 퍼져나가 사람의 마음을 적시듯, 맛있는 음식도 사람의 마음을 울려 입소문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청주에서 제대로 손님대접하려면 수어지교로 가야한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닌 것처럼 들려온다. 음식점의 맛과 분위기가 좋으면 마치 내 집에 손님을 청한 것처럼 괜히 뿌듯하게 만드는 곳이 바로 이곳 수어지교(水魚之交)다.


수어지교의 저녁특선 회석요리에는 VIP(1인)가 8만원이다. 스페셜(1인)은 5만5천원, 특선(1인) 3만5천원, B는 2만5천원이다. 스시(1인) 3만5천원이다. 단품으로는 전복누룽지탕(1인, 2만5천원)과 해신탕(1인, 2만5천원)이 인기메뉴다. 전복누룽지탕은 닭 육수에 전복, 매생이, 송이, 키조개가 듬뿍 들어가 고소한 누룽지가 어우러진 별미다. 또한 해신탕은 오리, 전복, 낙지, 동중하초, 인삼 등이 들어간 명품 보양식이다. 수어지교에는 증류식 소주의 명품 ‘화요(火堯)’와 20여종의 고급 사케가 준비되어있다. 특히 화요는 목 넘김이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수어지교에는 총 19개의 프라이빗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차장 시설도 후한 인정만큼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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