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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퍼지는 고소한 돈가스 맛-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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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돈가스는 특별한 날에 소중한 사람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 중 하나였다. 흔히 ‘칼 한번 썰어 볼까?’라는 말이면 우아한 레스토랑에 가는 선택받은 날이었다. 하지만 이제 돈가스는 누구나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중의 음식이 되었다. 유행도 변하 듯 인기 만점이었던 한국식 돈가스는 정통 일본식 돈가스에 밀려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경양식집에서 푸짐하게 소스를 얹어낸 돈가스에 수프와 빵(또는 밥), 샐러드를 곁들여 먹는 한국식 돈가스는 여전히 기성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22일 청주 성안길에 돈가스의 명가(名家)를 지향하며 새롭게 문을 연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가 화제다. 한국식 돈가스의 향수와 일본식 돈가스의 장점을 모은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 정예진(41) 대표는 “평소 소신이 ‘먹는 음식 갖고 장난치면 안 된다.’다. 우리는 매일 구입한 좋은 재료로 돈가스를 만든다. 팔고 남은 재료는 전량 폐기처분한다.”며 “돈가스의 매력은 무엇보다 소스에 있다. 10년 가까이 ‘돈가스’를 만들면서 터득한 소스와 바삭한 튀김에 감싸인 돈가스가 고객의 입맛을 책임 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일본식 돈가스와 한국식 돈가스
돈가스는 일본이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개발된 일본식 요리다. 서양 음식의 일종인 포크 커틀릿(pork cutlet)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7세기경 덴무 천황이 불교의 율법에 따라 육식을 금지한 이래로 1,200년 동안 육식이 금지되어 있었다. 이후, 서양의 문화가 일본으로 급속하게 유입되면서 육식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일본의 메이지 천황은 직접 육식과 우유를 먹으며 국민들에게 권장하는 행사를 열기도 하였다. 육식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 국민들에게 쉽게 육식을 접할 수 있는 요리법을 개발하고, 이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음식이 바로 지금의 돈가스였다.
한국식 돈가스는 일본에서 전래된 음식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돈가스는 한국인의 기호에 맞게 진화됐다. 한국식 돈가스의 특징은 돈가스를 미리 자르지 않고, 나이프와 포크를 함께 내놓는다. 소스도 따로 두지 않고 돈가스 위에 그대로 뿌려 내놓는다. 소스도 우스터소스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식 돈가스는 고기가 일본식 돈가스와 비교 할 때 두껍지 않고 얇고 넓은데 커다랗게 만들어 흔히 ‘왕돈가스’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한국식 돈가스는 일본의 미소장국보다는 스프와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 정 대표는 “돈가스의 차별화는 소스에 있다. 우리는 과일을 비롯해 15가지 재료로 소스를 만든다. 과일 종류만 6가지가 들어간다. 마늘로 맛을 잡아 준다. 10년 가까이 연구해서 찾아낸 맛이다. 일본식 돈가스의 장점은 습식 빵가루를 입혀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습식 빵가루를 입히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이용해 전통 한국식 돈가스를 제공한다.”라고 말한다.


◇돈가스와 파스타에 ‘풍덩’ 빠지다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의 모태는 서원초등학교 앞에서 정 대표의 어머니와 이모가 운영했던 ‘신주쿠 돈가스’였다. 테이블 4개뿐인 작은 가게였다. 이후 어머니가 하복대에 옮겨 다시 개업하자, 마침내 정 대표가 합류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그녀가 돈가스의 매력에 푹 빠져든 계기가 된 것이다.
“어머니가 갖고 있던 돈가스에 관련한 노하우와 나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지금의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다. 맛있는 돈가스의 기본은 신선하면서 품질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다. 고품질의 국내산 돼지고기와 카놀라유 기름, 수년간 연구한 소스가 조합된 돈가스가 지금의 ‘신주쿠 돈가스’다.”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의 또 다른 매력은 파스타에 있다. 특히 ‘빠네 파스타’는 이 집의 별미로 부상되고 있다. ‘빠네(Pane)’란 ‘빵’을 뜻하는 이탈리아 말이다. 즉 ‘빠네 파스타’란 ‘빵 속에 담긴 파스타’를 의미한다. 이렇게 빵 안에 파스타를 담게 되면 파스타 소스가 빵에 스며들어 진득해지는데, 이 빵을 뜯어 같이 먹는다.
정 대표는 “돈가스는 메인 메뉴다. 이제는 파스타에 대한 도전에 나섰다. ‘빠네 파스타’는 돈가스와 조화를 이루는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의 기본 메뉴의 축을 이룰 것이다.”이라고 말한다.


◇돈가스와 소스의 궁합 일품
‘서정석의 신주쿠 돈가스’의 매력은 신선함과 풍미에 있다. 잘 튀겨진 돈가스를 나이프롤 자르면 살얼음이 깨지듯 바삭하게 부서진다. 그 바삭한 층을 파고들면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속살이 뽀얀 김을 내며 수줍게 드러난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에서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먹는 돈가스의 매력은 특별할 것이다. 사창동에 사는 고객 P(40?여)씨는 “돈가스 특유의 느끼함이 없어 좋다. 그러면서도 상큼한 맛이 오래 간다. 소스와의 궁합이 특히 일품이다.”라며 “특히 거무스름한 먹물 빠네와 파스타가 결합된 '빠네 파스타'의 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맛”이라고 전했다.
주요메뉴로는 수제 돈까스(7천원), 수제치즈돈까스(8천원), 수제고구마치즈돈까스(8천원), 수제돈까스+새우3마리(7천5백원), 치즈돈까스+새우 3마리(8천5백원), 모듬 정식(치즈돈까스+수제돈까스+새우 3마리) 1만원이다. 파스타는 페스카토레(8천원), 비안코 디 마레(8천5백원), 까르보나라(8천5백원)이다. 로제 감베르니 8천원, 알리오 올리오가 7천5백원, 봉골레가 7천5백원이다. 후식으로 고급 아메리카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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