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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거리의 명소,‘함지락(咸池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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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의 원조라고 자부하는 충북 청주에 삼겹살 거리가 올해 초 조성되었다. 강원도 춘천 닭갈비처럼 청주 서문시장에 조성된 ‘삼겹살 거리’는 새로운 음식과 연계된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전국에서 삼겹살로 특화된 명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청주시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문시장 입구에 자리 잡은 ‘함지락’은 삼겹살 거리의 대표적인 명소로 알려져 있다.
‘함지락’ 김동진 대표는 “삼겹살은 오래전부터 청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청주시에서 서문시장을 삼겹살 거리로 만든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청주삼겹살은 삼겹살을 다린 간장소스에 적셔 굽고, 청주만의 독특한 파절이와 함께 먹는 삼겹살 문화가 있다.”라고 말한다.


‘감사하면 사는 삶’, 함지락(咸池樂)
‘함지락(咸池樂)’은 장자의 외편 천운에 등장하는 말이다. ‘감사하며 사는 삶을 노래한다.’라는 뜻이다. ‘함지락’의 말에는 포용과 소통 그리고 삶을 유유자적 즐기려는 장자의 풍모가 은연중 녹아있다. 삼겹살 집에 ‘함지락’이라는 가게 이름이 자못 운치가 있다. 어떤 면에서 삼겹살이 서민들의 애환과 삶이 켜켜이 박힌 음식이니 ‘함지락’에 녹아있는 삶의 철학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지금도 일반 서민에게 만만한 먹을거리로 삼겹살만한 게 어디 있을까. 값싸고 식사 대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며 어디에나 흔한 음식이 삼겹살이다. 나들이 갈 때도 꼭 준비해가는 고기도 삼겹살 아닌가. 서민의 술, 소주와 궁합이 제일 잘 맞는 안주에도 역시 삼겹살이 최고다. 그런데 이제 삼겹살도 수입 돼지고기와 뒤섞여 소비자들이 불안하다.
이곳 ‘함지락’ 단골인 김유경(43, 탑동)씨는 “청주 서문시장의 삼겹살 거리 조성은 서문시장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국산 삼겹살을 믿고 먹을 수 있는 지역이라는 믿음이 간다. 무엇보다 청주시가 보증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서문시장이 삼겹살의 명소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입 삼겹살을 결코 쓰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라고 말한다.
서문시장 입구에 ‘함지락’을 연 김동진 대표는 전직 언론인 출신이다. 또한 ‘삼겹살 거리’ 제안자이기도 하다. 현재 ‘청주 삼겹살 포럼’을 창립해 삼겹살이 청주의 대표음식으로 확고히 인식될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삽겹살과 에스프레소가 잘 어울리는 집, ‘함지락’
큼지막한 불판이 적당하게 달궈지자 두툼하게 썰어 낸 삼겹살을 달인 간장에 적셔 얹어 놓는다. 사람들은 불판에서 익어가는 삼겹살을 이리저리 뒤집으며 세상사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안도현 시인은 동시집 <냠냠>에서 “음식과 시는 정성껏 만들어서 나눈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겹살을 잘 뒤집는 사람이 시를 잘 쓸 수 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붉은 살코기 사이에 적당히 박힌 비계가 조화를 이루며 노릇노릇 구워진다. 무엇보다도 코끝을 스치는 냄새가 벌써 입맛을 자극한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에 파절이를 얹어 입안에 넣으니 특유의 돼지냄새도 없고 쫄깃한 육감이 입에 착착 감긴다. 적당히 기름이 빠진 삼겹살과 돼지기름에 볶아진 묵은지와 함께 곁들여 먹는 맛 또한 별미다.
과거 청주에는 보통 삼겹살을 ‘시오야끼’라는 말로 통했다. ‘시오야끼’는 일본말로 ‘소금구이’다. 아마도 간장에 적셔 구워먹는 청주 특유의 삼겹살 문화를 대표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거기다 달인간장과 함께 파채, 파 무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파절이’는 삼겹살과 함께 대표적인 명물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서문시장 입구에 자리 잡은 삼겹살 집 ‘함지락’은 무엇보다도 고기가 좋다. 당일 도축한 국내산 돼지고기를 매일 들여와 저장고에 보관한다. 이틀 정도 숙성된 돼지고기만 선별해 손님에게 내어 놓으니 언제 가도 신선하고 잘 숙성된 고기를 만날 수 있다. 7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달인간장과 파절이, 묵은지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특히 반찬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간장 새우’다. 용암동에서 게장으로 유명한 ‘게딱지’에서 전량 공급받는다. 그리고 어디서나 밥을 시키면 나오는 당연히 나오는 된장찌개 대신 계절별 식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국이 제공되니 그 재미도 쏠쏠하다.
삼겹살을 먹고, 의례적으로 마시는 흔한 자판기 커피대신 이곳 ‘함지락’에서는 고급원두를 직접 갈아 만든 에스프레소를 내려 먹을 수 있다. 삼겹살에 에스프레소가 잘 어울리는 집이 ‘함지락’이다. 이름만큼 끝까지 품격이 있어 좋다.

생(生)삼겹살로 유명한 집, ‘함지락’ / 043)223-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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