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꽃이 피었다. 장미, 패랭이, 국화, 로즈마리, 민트가 요리의 모양과 특성에 맞게 장식이 주변을 밝힌다. 그냥 장식이 아니다.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식용 꽃이었다. 하얀 도자기에 담겨 나온 요리들은 그야말로 수묵담채였다. 손을 대기가 아까울 정도의 여러 폭 그림이었다. 때론 농염한 수묵화처럼 담백하기도 했고, 서양화처럼 화려하기도 했다. 보기 좋은 그림은 맛을 자극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아’
우리의 옛 속담처럼 보기 좋은 요리를 한 입 넣으니, 잠들었던 식욕이 저절로 꿈틀댄다. 달지 않으면서 조미료 맛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깊은 맛이다. 우리 전통의 한식 맛을 그대로 살린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었다.
청풍미가 이영범 대표는 “웰빙 한식과 전통 한정식의 장점을 모아 접목시켰다. 맛은 오랜 전통의 한식을 고집했고, 멋은 현대의 세련된 미감(美感)을 살려냈다. 특히, 청풍미가에서 제공되는 밥은 십전대보탕에 15가지 한약재를 6시간 정성스럽게 다린 밥물로 지은 건강 밥이다.”라고 말한다.
다양한 메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청풍미가의 대표적인 세트메뉴는 청풍정식. 이 메뉴는 그린샐러드, 토마토마리네이드, 훈제연어샐러드, 일품생선회, 명품물김치, 당귀버섯불고기, 무참요리, 육편채, 전요리, 명태강정, 새우무스를 이용한 크림대하, 해파리냉채, 육회, 한방 꼬리탕, 인삼튀김, 반상진지와 디저트로 구성되어 총 16가지 요리다. 1인 기준 2만8천원이다. 또한 13가지 요리가 나오는 미가정식은 2만원인데 그랜샐러드, 토마토마리네이드, 훈제연어샐러드, 명품물김치, 당귀버섯불고기, 무침요리, 감자오븐구이, 잡채, 전요리, 명태강정, 크림새우, 해파리냉채, 반상진지가 나온다. 청풍미가의 최고급 메뉴인 위품정식(1인당, 3만5천원)은 청풍정식의 메뉴에서 회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가된다. 일품 모듬회와 계절의 특미인 송이초밥이 절정을 이룬다.
점심시간,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인 일명 ‘사모님 동안정식’은 1인 1인기준 1만5천원이면 충분하다. 이름이 재미있다. 청풍미가 이대표는 “건강 밥과 웰빙 음식을 주로 구성한 사모님 정식에 동안(童顔)이란 이름을 넣은 것은 그만큼 음식을 드시면 젊어진다는 의미”라고 환하게 웃는다. ‘사모님 동안정식’에는 그린샐러드, 토마토마리네이드, 명품물김치, 당귀버섯불고기, 무침요리, 감자오븐구이, 잡채, 전요리, 명태강정, 반상진지로 총 건강 식단 10가지로 꾸몄다.
청풍미가 단골인 서연숙(34, 용암동)씨는 “이곳 문의에서 청풍미가를 만나면서 뜻밖의 보물을 얻은 느낌이다. 잘 구성된 정원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귀한 손님은 물론 친한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도 좋은 곳”이라며 “특히 음식 맛이 깔끔하면서도 맛이 좋아 주변에 권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무엇보다도 조미료 맛이 안 나고, 건강 밥을 제공해주니 금상첨화인 셈이다.”라고 말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육회
요즈음은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잘 차려진 코스요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퓨전요리집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퓨전보다는 전통을 고집하는 집도 있다. 혀끝을 유혹하는 달콤한 맛에 사람들이 퓨전 한정식집을 즐겨 찾지만, 우리 전토방식의 한정식은 자극적인 맛보다 은은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을 남긴다.
청풍미가 김정열 주방장은 “이곳 정식코스는 의외로 양이 많다. 하지만 손님들이 맛이 있어서 먹다보면 다 먹고 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모조모 따져보면 열량보다는 건강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되었기에 드실수록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청풍미가의 음식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대표님과 직접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들과 늘 요리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라고 말한다.
청풍미가의 최대 장점은 바로 재료에 있다. 횟감으로 반드시 100% 활어회를 사용한다. 수조의 물도 2~3일에 한번 교체를 해줘서 늘 신선한 고기를 준비하고 있다. 청풍정식에 포함된 전복회와 광어회의 맛은 실제로 쫄깃하면서도 달콤하기까지 했다. 흔히 한정식의 한 코스로 구색을 맞추기 위해 나오는 회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몸으로 느끼게 된다. 싱싱한 토마토 화관을 쓴 고기 맛이 특별한 토마토마리네이드는 잃었던 식욕을 되찾아 준다. 한식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감자오븐구이도 색다른 맛. 노란 국화와 조화를 이룬 붉은 육회는 꽃보다 아름다워 차마 먹기가 아까울 정도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정원을 거니는 맛도 이곳만의 팁이다. 숲 파라솔에 앉아 먹는 커피 한잔은 또 다른 추억을 선물할 것이다. 주변 풍광이 각별하니 마지막 디저트까지도 저절로 꿀맛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