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일본식 전통모밀전문점 ‘용암모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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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되면 메밀 국수만한 음식이 있을까. 하지만 겨울에도 별미로 매니아들은 북적인다. 일본에서는 소바(모밀국수)가 부각되면서 ‘소바 폐인’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붐을 타고 있다. 특히 ‘소바는 향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금방 만든 소바(모밀국수)는 겨울철에도 별미다. 그런 탓일까. 용암동에서 만나는 정통 일식 모밀소바 전문점 ‘용암모밀’이 반갑다. 모밀가루를 연한 녹색이 날 때까지 반죽하고 밀고 잘라내는 과정을 거친 후, 향이 채 날아가기 전 뜨거운 물위에 설치된 국수틀에서 그대로 쏟아내려 삶아낸 모밀국수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요즈음 제대로 된 소바(모밀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드물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누구나 소바(모밀국수)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하는 집을 만나면 그것도 행운이다.
용암모밀 류녹열 대표는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손님에게도 드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 용암모밀의 상훈이며 정신이다. 보통 냉면집은 뜨겁게 반죽을 하지만 모밀은 얼음물로 반죽을 해야 한다. 매일 그날 반죽해서 그날 팔아야 한다. 하루만 지나도 못 판다. 정통 일본식 그대로 과일, 가다랑어 등을 이용해서 육수를 내린다.”라고 말한다.


모밀의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하는 용암모밀
밀에는 글루텐이란 성분이 있어 반죽을 하면 인장력이 생기고, 따라서 가락을 길게 늘일 수 있어 국수를 만들기 쉽다. 하지만 모밀은 글루텐이 거의 없어 반죽을 하여 늘일 수가 없다. 그러니 반죽을 늘이는 방식으로 국수를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모밀국수는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누르는 방식으로 면을 뽑는다. 여기에 갖은양념으로 비비거나 전통방식의 국물 등으로 말아 먹는다.
용암모밀 류대표는 “과거 모밀은 껍질 그대로 맷돌 등에 갈아 국수를 내려 먹었다. 용암모밀은 그렇게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여 맛을 보존하고 메밀 특유의 향을 유지해 옛 향수를 자극한다.”라고 말한다.
모밀은 전분이 많은 곡식 중 하나인데, 사람들은 보통 가루를 내어 떡과 국수를 만들어 먹고 있다. 또한 모밀은 오래 전부터 고혈압이나 중풍 예방 식품으로 사용되어 왔다. 따라서 모밀국수나 모밀냉면을 수시로 먹는 사람들은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으로 고생하는 확률이 현저히 적다. 모밀은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 트레오닌, 리신 등이 다른 곡류보다 많다. 따라서 단백질이 높으며 비타민 B1, B2는 쌀의 3배, 그리고 비타민D, 인산 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모밀은 예부터 몸에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식료본초에는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늘리며 정신을 맑게 하고 오장의 부패물을 제거한다. 동의보감에는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1년 동안 쌓인 체기가 있어도 모밀을 먹으면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본초강목에는 적채를 없애고 신경통을 그치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내 가족이 먹는 것과 똑같이
용암모밀의 상훈은 ‘내 가족이 먹는 것과 같이 하겠습니다.’다. 그만큼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특히 이곳에서는 모밀함량이 많아 즉석에서 반죽해서 즉석에서 뽑는다. 즉석에서 뽑은 면을 즉석에서 먹어야 최상의 맛과 향 그리고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용암모밀은 모든 메뉴를 포장판매 하지 않는다. 류대표는 “용암모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료는 모밀껍질 그대로 제분한 100%를 부재료와 혼합하여 사용하는데 모밀함량이 매우 높다. 그래서 모밀 고유의 맛과 향, 식감, 영양이 매우 좋다. 모든 육수는 일본식 정통을 고수하여 천연재료만 사용한다.”라고 말한다.
용암모밀의 또 다른 장점은 모든 양념장류는 20년 이상 음식운영의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최고의 천연재료만을 사용한다. 보너스처럼 날씨가 선선해지면 용암모밀에서 특별한 회도 맛볼 수 있다. 10여년 이상 횟집을 운영한 류대표는 10월부터 3월까지 선어회를 메뉴에 포함시킨다. 이곳에서는 모든 회 재료는 반드시 선어회 만을 고집한다. 선어회란 싱싱한 활어를 잡아 피를 완전히 뺀 후, 약 4~5시간 정도 진공포장, 냉장숙성을 시킨 회를 말한다. 선어회에는 이노신산이란 감칠맛을 더해주는 성분이 약 12~24시간 정도가 되었을 때, 가장 높다. 또한 각종 효소(단백질) 등도 다량으로 생성되어 최고의 맛과 영양이 더하여 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모밀 특유의 맛이 그만인 곳
모밀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수없이 치대고 눌러 직접 면을 뽑기 때문에 면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정성들인 음식은 어디가 달라도 분명 다르다. 거칠고 투박한 껍질을 함께 제분해서 식감이 남다르다. 묘하게 고소한 맛도 입안에 남기도 하고 씹는 재미도 좋다. 비빔모밀은 약간의 식초와 겨자를 넣어 먹으니 매콤한 맛이 먼저 따르지만, 뒤이어 천연 양념의 깊은 맛이 메밀과 조화를 이뤄 입안 전체를 휘어잡는다. 모밀이 장인의 손길을 만나 생명을 얻은 듯 맛이 살아있는 듯 감미로웠다. 특히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재료를 통해 만든 양념 맛은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제대난다. 함께 주문한 모밀고기우동 맛도 훌륭했다. 고기는 순수 한우만을 고집했다. 흔히 영업매장에서는 수입산 소고기를 넣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류대표는 고집스럽게 한우를 선호한다.
“최고의 모밀과 어울리는 것은 역시 한우다. 가격은 두 번째다.”
모밀고기 우동에 들어간 파 맛에도 어쩐지 구수한 맛이 배어있었다. 비결은 바로 파와 한우를 함께 살짝 구워 올렸기 때문이다. 깔끔하면서도 한우의 참맛이 그대로 살려주는 조화가 특별했다. 넉넉한 양인데도 맛이 너무 좋아 지인과 함께 순식간에 먹어치워 누가 볼까 민망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용암모밀의 메뉴는 소바(판 메밀), 냉모밀, 모밀 열무 물냉면, 비빔모밀, 모밀우동, 모밀고기우동이 있다. 모밀고기우동만 9,000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7,000원이면 충분하다. 오색 물만두(4,000원)도 인기메뉴다. 회와 비빔회, 회비빔면, 회덮밥, 회초밥은 겨울 메뉴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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