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세상으로 난 소통의 길 ‘춤추는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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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북카페’에서 장애인들이 춤을 추고, 덩달아 책들도 함께 춤을 춘다.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동화의 세상처럼 그곳에서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장애인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나르니 어깨춤이 절로 나고, 그들의 손위에서 책들이 먼지를 털어내고 흔들리니 춤추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춤추는 북카페’ 김윤모 대표는 “춤추는 북카페는 중고서적 판매와 카페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통해 타 사업장으로 취업을 유도하는 장애인 보호 작업장이다.”라며 “이곳은 청주에서 처음 시도되는 서비스업 계통의 보호 작업장으로 장애인 스스로 바리스타 및 카페관리, 카페운영 등의 업무와 중고서적 수거 및 판매 업무를 진행한다.”라고 말한다.


책 한권과 커피 한 잔으로 세상에 길을 내다.

‘춤추는 북카페’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커피숍이다. 하지만 그 안의 온기는 온 세상의 공기와도 같다. 이곳의 커피는 유기농 재배를 통한 최상의 품질로 유명한 ‘코람데오’를 공급받는다. 기부 받은 책은 새롭게 재생되어 벽면에 진열되어 일반인에게 판매한다. 장애인들이 직접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서빙을 한다. 기부자로부터 연락이 오면 그들이 직접 달려가서 책을 수거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진열과 판매까지 도맡아 한다. 물론 그들 뒤에는 늘 그림자처럼 사회복지사가 함께 하고 있다.
카페운영 팀에는 직업훈련교사와 바리스타(장애인 3명), 주방(장애인 3명), 홀 서빙(장애인 6명)으로 나누어 업무를 본다. 중고서점 운영 팀은 직업훈련교사와 수거 및 배달(장애인 2명), 재생(장애인 8명), 온라인 판매(장애인 2명)로 구성되어 있다. 총 24명의 장애인과 5명의 직원(사회복지사)으로 구성되어 ‘춤추는 북카페’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춤추는 북카페’ 손덕규 매니저는 “장애인끼리 일정한 시설에서 일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곳처럼 비장애인들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책과 커피를 팔며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장애인들이 이곳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약간의 두려움과 어색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한다. 점차 밝은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라고 말한다.


‘춤추는 북카페’, 세상에 첫 발을 내딛다

‘춤추는 북카페’는 사회복지법인 유스투게더가 함께 한다. 유스투게더는 지난 1989년 청주베다니학교로 설립되어 지난 22년간 청주지역을 기반으로 사회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회복지기관이다. 장애인과 아동ㆍ청소년의 사회복지를 위해 어린이집과 주간, 단기보호시설에서 장애인의 보호, 교육, 재활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 쉼터에서는 가출한 여자청소년의 안전한 보호와 가정 및 사회로의 복귀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와 청주풀이센터는 아동의 심리·정서적인 문제해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윤모 대표는 “장애인 복지문제는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 이제는 좀 더 나아가 장애인을 보호하고 물질적 지원을 하는 단계에서 발전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들이 고립되어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어울리며 당당하게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자존감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꿈꾸는 북카페’는 이제 작은 시작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아이가 조심스럽게 세상을 향해 첫 발자국을 떼듯, ‘춤추는 북카페’가 세상을 향한 작은 소통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꿈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달려간다.

김대표는 “1990년 취약 전 장애아동을 위한 언어치료를 맡았다. 그때 언어치료를 받던 아이들이 성장해서 성인이 되었지만, 사회에 흡수되지 못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이들이 마음껏 일하는 터전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다.”라며 “그렇게 시작한 것이 ‘춤추는 북카페’다.”라고 말한다.
장애인 보호작업장 ‘춤추는 북카페’ 설립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2억원 정도였다. 애초에 충청북도에서 예산지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미루어져 김대표는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목적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2011년 10월 충청리뷰에서 주관한 ‘2011 아름다운 KTX 오송 마라톤대회’를 통해 대회 참가비의 50%를 ‘청주 장애인 일터 만들기’ 사업지원으로 (사)유스투게더를 통해 받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때 그는 ‘1Km에 500원씩, 21000원’을 기부 받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 붐도 조성했던 것이다.
현재 ‘춤추는 북카페’는 장애인들이 주체가 되어 운영되고 있다. 모든 분야의 서적을 기부 받아 리폼 후, 시가의 ‘20~50%’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춤추는 북카페’에는 컨퍼런스 룸도 준비되어 있어 커피 값만으로도 대여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단, 사전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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