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은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아들에게 차근차근 족발을 만드는 비법을 전해준다. ‘한방명가 왕족발’은 15가지 한약재가 섞여 제 맛을 낸다. 족발은 중국 오향장육五香醬肉의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오향장육은 회향, 정향, 산초, 계피, 진피 등 다섯 가지 향신료를 사용하여 졸인 돼지고기다. 얇게 썰어서 오이, 채 썬 파, 짠슬 등과 내놓는다. 한방명가 왕족발은 여기 회향, 정향, 산초, 계피, 진피 外에 10가지 재료를 더 넣어 하루 종일 고아낸다.
한방명가 왕족발 김병준 대표는 “한방명가왕족발에는 어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부산에서 일궈낸 왕족발 30년 세월이 녹아있는 셈이다. 그 세월을 고스란히 전수받았다.”라고 말한다. 건축학도였던 아들은 어머니의 가업을 물려받아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조미료 하나도 안 써!”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가마솥에 삶아내는 구수한 족발 냄새를 맡고 자랐다. 그 냄새는 정겨운 고향 같았다. 내가 가업을 있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운명처럼 어머니의 가업을 잇게 되었다.”
Y시의 한 건축사에서 일을 하던 김대표가 어머니의 가업을 잇게 된 경위는 우연이었다. 어머니는 부산에서 족발 집을 운영하면서 ‘부산돼지국밥’과 ‘냉채족발’로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사업을 확장하려고 대형갈비집을 연 것이 화근이었다. 그 당시 광우병파동으로 손님들은 갈비집을 외면했다. 첩첩산중이었다. 한 번의 실패는 또 다른 실패를 불러왔다. 어머니 김명숙씨는 “어리석었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왕족발’과 ‘돼지국밥’이었는데 욕심을 부린 것이다.”라며 “내가 일어섰던 부산으로 다시 내려갔다.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다.”라고 말한다.
다시 돌아간 부산은 어머니 김씨를 다시 위로해주었다. 욕심을 버리고 작은 가게부터 시작했다. 그녀의 정성과 맛은 손님이 알아주었다. 다시 번창하기 시작했다. 그때 어머니의 고생을 줄 곳 지켜보던 아들 김병준씨는 어머니를 도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김대표는 “어머니가 갖고 있는 비법은 바로 좋은 재료와 정성이었다. 평생 장충동족발을 운영하던 할머니가 ‘비법? 비법은 없어. 육수에 푹 삶아내면 그뿐이야. 몸에 좋은 귀한 약재는 따로 고아 먹고, 족발은 육수에 삶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밝힌 최고의 비법은 조미료였다. 기가 막혔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물었더니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는 ‘우리는 조미료 하나도 안 써!’였다. 그 말에 용기가 났다. 평생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라고 말한다.
‘한방왕족발, 돼지국밥, 냉채족발’ 3총사, 청주입맛을 사로잡다
한방명가왕족발의 재료는 철저하게 국산만을 고집한다. 매일매일 100% 도축장에서 직거래를 한다. 그래서 더욱 싱싱하다. 부재료인 야채는 청주농수산시작에서 구입한다. 김대표는 “우리는 냉동족발은 절대 쓰지 않는다. 그날그날 도축하고 나온 전지(前趾)과 돼지 뼈 그리고 생고기를 그대로 사용해서 신선도가 좋다.”라고 말한다.
한방명가왕족발의 주 메뉴는 물론 ‘왕족발’이다. 하지만 부산돼지국밥과 냉채족발의 인기도 그에 못지않다. 그래서 소위 사람들은 ‘맛의 삼총사’라고 부른다. 부산에서 유명한 돼지국밥은 이집 명물이기도 하다. 36시간 가마솥에서 우려낸 국물에 돼지 앞다리 살을 잘게 썰어낸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냉채족발은 젊은이들의 특성에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인기메뉴.
냉채족발 매니아인 오인숙(35, 탑동)씨는 “오이와 당근, 해파리가 들어간 냉채족발은 별미 중에 별미다. 아삭아삭한 냉채와 콜라겐 족발이 만나면 족발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준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1인분의 쌀밥보다 족발 1인분의 칼로리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여성들의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며 콜라겐이 풍부하니 미용에 좋은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김병준 대표는 “혼자 보다는 체인사업을 통해 어머니의 맛을 알리고 싶다. 건축업을 한 노하우를 살려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에 30년의 비법이 녹아든 한방명가왕족발의 얹어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힌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후 족발 손질과 조리, 위생관리 등 세밀한 과정을 모두 매뉴얼화 하는데 힘썼다. 조리 경험이 없는 초보창업자도 보다 쉽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다. 그는 “족발 전문점의 핵심은 바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국물에 있다. 신선한 족발에 그 ‘국물’을 넣고 일정한 시간동안 삶아내면 되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서나 누가 삶더라도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방에 1~2명만 있어도 운영이 가능한 것이 우리 ‘한방명가왕족발’의 장점입니다.”라고 말한다.
한방명가왕족발의 주 메뉴는 모두 5가지. 한방명가의 대표적 음식 ‘파 왕족발’은 4인(3만8천원), 3인(3만3천원), 2인(2만8천원)이다. 매운치즈불족발과 야채무침족발, 삼겹보쌈, 냉채족발, 매운불족발은 파 왕족발과 가격이 같다. 부산 돼지국밥은 7천원이다. 모듬국밥은 8천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