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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맛이 그대로 담긴 명품 만두’ - 입이 즐거운 그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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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들어 기온이 뚝 떨어지자, 싸라기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봄이 저만큼 다가왔지만 아직도 길거리에는 손을 호호 불며 추위를 달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 손마다 따뜻한 만두 하나 쥐어 준다면, 추위가 조금은 녹아내리지 않을까.
찬바람에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퇴근 무렵, 모락모락 따뜻한 김을 올리고 있는 곳이 있다. 청주시 사천동에 문을 연 어머니 손맛 가득한 ‘입이 즐거운 그 만두’가 바로 그곳. 20평 남짓 화이트 톤의 시원한 인테리어에 깔끔한 주방, 인상 좋은 두 젊은이가 열심히 만두를 만들어 판다. 벌써부터 퇴근하던 직장인과 아이들 간식 사러 나온 주부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가게 안팎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는 찜통 속 만두를 기다린다. 아마도 저들의 마음속에는 뜨거운 만두를 호호 불며 입에 한가득 베어 문 사랑스런 아이들을 모습을 상상 하고 있을 것이다.


내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만두

상호부터 독특한 ‘입이 즐거운 그 만두’가 문을 열자, 보통의 만두집과는 격조가 다른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 형제가 함께 만두를 만들고, 나르는 모습은 마치 어린 시절 읽은 ‘의좋은 두 형제 이야기’가 절로 떠오른다. 밤이면 몰래 볏단을 등에 지고 서로의 노적가리에 옮겨놓던 그 장면이 세월이 바뀌어 만두를 옮기는 모습으로 형상화 된 것만 같다. 큰 형인 도현수 대표는 “만두집을 열려고 마음먹은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습니다. 우리 집 최고의 음식은 단연 만두였습니다. 만두국, 찐 만두 그리고 구운 만두……돌아가시기 전, 어머니의 만두 맛을 이어보려고 저희 형제가 배웠지요. 이제 그 맛을 살려냈다는 자부심으로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라며 “우리가 먹으며 자랐던 만두입니다. 그것처럼 내 아이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만두를 만들어 팔 것입니다. 모든 재료부터, 만드는 과정도 믿을 수 있도록 다 오픈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님의 깊은 손맛을 그대로 담아냈으니 믿고 드셔도 좋을 것입니다.”라고 밝게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마도 그 하늘에 어머니의 얼굴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입이 즐거운 만두’의 비결

원래 만두는 중국 남만인들의 음식. 중국의 만두는 소를 넣지 않고 찐 떡을 만두라고 부르며 소를 넣은 것은 교자(餃子)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를 넣은 것만을 만두라고 부른다. 옛날 제갈공명이 멀리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자 부하 하나가 “사람의 머리 49개로 바다의 신에게 제사지내야 한다.”고 간언하자 지혜로웠던 제갈공명은 “살인을 할 수는 없으니 사람의 머리 모양을 밀가루로 빚어 제사하라.”라고 하였더니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가 전해져 온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밀가루 피에 소를 넣어 먹기 시작하며 오늘날의 만두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 만두는 ‘입이 즐거운 만두집’에서 다시 진화한 것일까. 이집 만두의 특징은 왕만두지만, 속이 훤히 비친다. 그 비결은 바로 외피에 있다. ‘입이 즐거운 만두’의 외피는 두 형제의 손끝에서 수없이 반복된 노력의 소산이다. 만두피의 쫄깃하고 차진 맛은 손끝에서 다져진 반죽에서 나온다는 것. 오래 치대야 분자와 분자의 결합력 높게 해준단다. 많이 눌러주고 밀어줄수록 공기입자가 많이 빠져 더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은 것이다. 그러니 기계로 빼는 만두피는 그 맛을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이 고집하는 손 반죽은 어머니가 빚어낸 만두의 기법을 그대로 따라서 한 것이었다.


‘미친 만두’, 그만큼 매워 입안이 하루 종일 얼얼해

‘입이 즐거운 만두’는 찜통에서 쪄내면 만두피에 윤기가 졸졸 흐르고, 탄력이 넘친다. 어른 주먹만 한 크기에 푸짐하게 들어간 속맛은 또 어떤가. “만두소에는 무말랭이, 양파, 당면, 부추, 마늘 등이 들어갑니다. 그래야 돼지고기의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것입니다. 냉동만두에서 풍기는 화학조미료 냄새도 거의 느낄 수 없지요. 거기다 포인트는 바로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천연재료를 갈아 만든 천연조미료의 맛입니다.”라고 동생 도인수 대표가 맛의 비결을 말한다.
만두에 들어간 신선한 재료와 정성을 생각하면, 적당한 가격이다. 기본만두인 ‘안 매운 만두’가 4천원이다. ‘매운 만두’는 4천5백원, ‘미친만두’ 5천원이다. 떡만두국은 7천원이다. 참고로 ‘미친 만두’는 매운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위해 매운 청양고추를 듬뿍 넣었다. 먹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입안에 얼얼할 정도다. ‘입이 즐거운 만두’는 그날 만들어 그 날 다 100% 소비한다. 남은 만두는 모두 불우이웃을 위해 전량 후드뱅크로 보낸다. “그날 만든 만두만 판매할 것입니다. 그 고집덕분에 배고픈 이웃에게 저희 집 만두가 배달되어 행복하면 더욱 좋고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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