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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맛있는 고깃집 - 고깃집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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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있는 선술집은 어쩐지 정겹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유흥가에 있는 술집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동네 선술집은 잘만 꾸며 놓으면 낭만과 편안함이 있어 호감이 간다. 더구나 맛이라도 있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음주로 인해 차를 어떻게 처리할까하는 고민도 안녕이다.
용암동 시립도서관 맞은편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고깃집 아저씨’는 지극히 평범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겉모습은 과거의 한 선술집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원래 선술집이라는 말은 ‘목로’라는 나무탁자를 두고 서서 간단히 마시는 술집이다. 그래서 ‘목로주점’이란 말도 유래되었나 보다. 일제강점기에 서울에서 선술집이 매우 번창했는데, 일본 사람들도 ‘다치노미’라 부르며 애용하여 드나들었다. 이 어휘의 생성 시기는 일단 일제 강점이 시작된 1910년으로 잡는다.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둥근 탁자에 삼겹살이나 목살과 같은 돼지고기를 구워 파는 집이다. 하지만 1년 이상 꾸준하게 손님이 드는 곳이다. 같은 삼겹살이라고 하더라도 맛으로 인정받은 고기집이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 무렵이면 언제나 만석이다.





용암동에 산다는 이준석씨(34)는 “직장도 이 근처고 집도 근처다. 더구나 고깃집아저씨는 아파트 상가에 자리 잡고 있어 너무 좋다. 1년 이상 단골이 되었지만, 고기 맛이 남다른 곳이다. 소문이 난 탓인지 초저녁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라고 말한다.
목살을 시키자 두텁지도 얇지도 않은 적당한 고기를 썰어서 내온다. 같은 목살이라도 마블이 균형 있게 잡혀있어 먹음직스러웠다. 둥근 테이블에 무거울 것 같은 석쇠가 인상적이다. 석쇠라기보다는 두꺼운 철판에 구멍이 일렬로 난 불판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애초에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돼지기름으로 반들반들 윤이 난다. 달궈진 불판에는 붉은 혀처럼 불꽃이 피어오른다.





아쉬운 것은 참숯이 아닌 개량 숯을 사용한다. 석쇠보다는 타는 부분이 적으면서 직화(直火)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구멍이 일렬로 나있다. 직접 불에 구워진 고기는 금방 표면에 막을 형성해 내부의 육즙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적당히 익은 목살을 입안에 넣어보니 직화(直火)의 향긋한 맛과 풍부한 육즙이 조화를 이뤄 돼지고기의 참 맛을 느끼게 해준다.
고깃집 아저씨가 고깃집을 운영하게 된 사연은 각별하다.
“경찰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우울한 마음에 소주와 함께 고기를 마시다가 문득 힘이 나더라. 묘하게 고기가 주는 힘을 느꼈다. 그래서 절망의 순간에 희망을 준 고깃집을 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경찰도 약한 사람을 돕는 직업이다. 같은 맥락으로 보면 고깃집도 그와 상통한다. 자신처럼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고기 먹고 힘을 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반찬은 특별할 것은 없다. 다만 파절이는 직접 묻혀내 오는데 새콤달콤하면서도 칼칼하다. 그래서 그런지 고기의 느끼한 맛을 제대로 잡아준다는 평이다.





고깃집 아저씨가 주 메뉴는 목갈비, 목살, 삼결살 모두 200g에 1만원이다. 부위와 상관없이 이것저것 막 주는 막고기는 7천원, 껍데기는 5천원이다. 모두 특성이 있어 실패하지 않는 집이 이곳 ‘고깃집 아저씨’다.

-고깃집 아저씨 / 043)286-0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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